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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느끼는 '테라스 카페'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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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창문을 열면 살갗에 와닿는 바람이 상큼하다. 그러나 실내에선 계절의 바뀜을 느끼기엔 역부족. 그렇다고 무턱대고 자연을 찾아 떠날 수도 없는 일이다.

최근 테라스나 발코니에 파라솔이 있는 식탁을 꾸민 음식점이 늘어 가을 바람을 만끽하게 해준다.

이들 식당은 점심식사 시간엔 사무실을 빠져나온 직장인들로, 저녁시간에는 데이트 족들로 늘 인기. 특히 테라스와 파라솔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다분히 이국적인데다가 밀폐된 공간에서 벗어난 자유로움까지 더해져 찾는 이들을 설레게 한다. 고급식당이 요구하는 긴장감과는 전혀 다른 편안함도 가득하다.

음식점의 맛은 물론 분위기마저도 이색적이기를 원하는 시절이 된 것이다.

서울시내 테라스와 파라솔이 있는 음식점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지역은 동숭동 대학로와 청담동의 로데오거리.

예전에는 서양음식을 판매하는 일부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만 볼 수 있었던 테라스를 일식당.중국 식당은 물론 라면 가게까지 앞다퉈 설치하고 있어 이용객들의 메뉴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대학로에는 레스토랑.카페.호프가게를 비롯해 모든 음식점들이 경쟁적으로 밖으로 나오고 있다. 마치 유럽 거리를 지나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골목마다 이국적 파라솔풍경이 펼쳐진다.

일반 양식을 취급하는 '허드슨' 레스토랑은 한쪽 벽면을 남쪽나라 휴양지를 연상케하는 벽화를 그려넣어 더욱 새로운 느낌을 준다.

'로마의 휴일' 과 '살레에뻬뻬' 의 파라솔 식탁은 2층에 있어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다. 로바다야끼집 '만찬' 에서 풍기는 고기 굽는 냄새는 지나는 이들의 코끝을 괴롭힌다. 라이브 재즈카페인 '천년동안도' 는 90석규모의 야외테라스를 갖추고 있다. 입으론 술과 안주를, 귀론 라이브공연을 즐기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돌고래횟집' 에선 생선회를 야외파라솔에서 맛볼 수 있다.

마로니에 공원 옆에 있는 '마로니에' 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펼쳐지는 각종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 청담동과 압구정동에 요즘 새로 들어서는 레스토랑과 카페는 거의 야외테라스나 발코니를 갖추고 있다.

도산공원 뒤편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는 '질리' 는 이탈리아의 한적한 시골길에 들어선 편안한 여유를 준다. 저녁시간 파라솔 자리를 차지하려면 조금 부지런을 떨어야 할 정도로 이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맥주집 '22번가' 는 서부시대를 연상하는 미국스타일의 실내분위기를 발코니까지 연결했다. 이태리 음식을 다루는 '뮤제오' 2층 발코니에 있는 4개의 테이블에선 로데오거리의 냄새를 쉽게 맡을 수 있다.

특히 밤에는 건너편에 있는 갤러리아 명품관의 불켜진 모습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 일본식 라면을 파는 '규슈 라멘' 에도 6개의 야외테이블이 있다. 대로변에 앉아 달리는 차를 보며 먹는 라면 맛이 독특하다.

프랑스 레스토랑 분위기의 중국집 '완차이' 에는 길가로 두개의 파라솔이 정겹게 놓여 있다. 대학로 '사브리나' 에서 만난 최종인(27).김지영(26)커플은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면 똑같은 음식이라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며 "추워지기 전에 이곳저곳 테라스가 있는 음식점만을 골라 다녀볼 생각" 이라고 말했다.

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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