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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경매열기 주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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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올들어 활기를 띠었던 부동산 경매 시장의 열기가 지난달을 고비로 수그러 드는 분위기다.

아파트를 비롯한 대부분의 경매 부동산 낙찰가율(최초 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떨어지고 3월 이후 상승 곡선을 그려 온 낙찰률(경매물건 대비 낙찰물건)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과 맥을 같이해 주목된다.

◇ 경매열기 주춤=부동산 경매 전문업체인 태인컨설팅이 조사한 수도권 지역 부동산 전체 평균 낙찰가율은 지난달 64.3%로 7월의 67.8%보다 다소 낮아졌다.

전체적인 낙찰가 상승을 주도해 온 아파트의 경우 8월 낙찰가율이 81.98%로 전달의 82.5%보다 약간 떨어졌다.

아파트 낙찰가율 추이를 법원별로 보면 7월에 94.6%를 기록했던 서울 동부지원은 지난달에 86.4%로 진정됐고 서울 남부지원도 지난달 무려 13%포인트나 떨어졌다.

근린생활시설은 지난달 60.26%로 7월의 70.78%에 비해 크게 낮아졌으며 토지도 지난달 65.32%로 전월의 66.9%에 비해 역시 하락했다.

태인컨설팅 관계자는 "6, 7월까지만 해도 일부 법원에서는 감정가를 넘는 고가 낙찰이 속출했지만 지난달 이후 그런 고가 낙찰을 찾아보기 힘들다" 고 말했다.

반면 연립주택.다가구주택은 지난달 낙찰가율이 60.26%로 7월의 59.82%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한편 낙찰률의 경우 전체적으로는 지난 3월 평균 21%를 기록한 이후 7월에는 27%까지 상승했으나 지난달에는 그 수준에 머물렀고 아파트의 경우 오히려 39%에서 지난달엔 36%로 떨어졌다.

◇ 원인과 전망=낙찰가율이 하락한 데는 물론 여름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달 들어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여전한데다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 결국 경제 여건에 비해 부동산값이 너무 올랐고 법원 경매도 아파트를 중심으로 과열됐다는 인식이 대두되면서 투자자들이 경매시장에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요즘 경매시장에 나오는 물건의 경우 시세에 비해 감정가가 상대적으로 높아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도 경매열기를 식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건국컨설팅 유종률사장은 "최근 입찰자들이 많이 빠져나가는 등 경매시장의 과열기미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 라며 "당분간 이런 추세가 지속되다가 값이 어느 정도 떨어지면 다시 매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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