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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김제동 퇴출은 권력 탄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12일 국회 문화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KBS·EBS·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국정감사에선 이명박 정부의 방송 개입 논란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야당은 방송인 김제동씨가 KBS-2TV ‘스타골든벨’에서 하차한 것에 대해 “정권 차원의 정치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며 따졌고, 여당은 “방송사 자체 판단일 뿐”이라며 맞섰다. 김제동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를 진행하는 등 진보 성향의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김제동씨를 퇴출한 것은 개념 있는 방송인에 대한 개념 없는 방송사 내지 권력의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부겸 의원도 “김씨를 갑자기 하차시킨 것은 명백한 정치 탄압”이라고 몰아붙였다. KBS 이병순 사장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정치적인 배경을 이유로 교체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조대현 KBS TV 제작본부장도 “김씨가 해당 프로그램을 4년 정도 진행했고 새 연출진이 프로그램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여당 의원들은 이 사장을 거들고 나섰다. 홍사덕 의원은 김씨에 대한 정치 보복 논란에 대해 “소아병적인 원리원칙주의자들의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아나운서 출신인 한선교 의원도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보면 MC는 하루 전날 밤 교체 사실을 듣는 경우도 있다. 결코 정치적 목적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야 의원들은 방문진의 MBC에 대한 편집·편성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맞섰다. 방문진 김우룡 이사장이 “편집·편성권은 포괄적으로 방송 경영에 포함된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김 이사장은 독재체제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며 “방문진이 MBC 길들이기가 아니라 아예 죽이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서갑원 의원도 “(방문진이)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보도와 관련해 지나치게 개입하고 관여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프로그램에 대해선 권고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맞섰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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