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올림픽 앞으로 1년]김태현.김제경 마지막 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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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금세기 마지막 올림픽을 1년 앞둔 14일 '한국역도의 간판' 김태현 (30.인천체육회) 과 '태권도의 지존' 김제경 (30.에스원) 이 화려한 30대의 잔치를 위해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태릉선수촌내 몇 안되는 '386세대' 로 선수들의 맏형 격이다. 특히 각자의 종목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두며 '1인자' 로 군림,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김태현은 아시안 게임 3연패, 김제경은 세계선수권 3연패 및 태권도 선수 최초로 그랜드 슬래머를 달성한 장본인이다.

이들에게 있어 시드니 올림픽은 선수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무대이자 뜻깊은 의미가 있는 도전의 장이다.

'아시아의 헤라클레스' 인 김태현은 아시아 무대를 평정했지만 올림픽에서는 약한 면을 보였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실격패,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은 4위에 그쳐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월 뉴질랜드 교포와 결혼해 안정을 찾은 김태현은 5개월 동안 꾸준한 웨이트 훈련으로 기본적인 몸을 만들어 본격적인 기술훈련에 힘을 쏟고 있다.

김태현의 목표는 세계기록인 인상 2백5㎏, 용상 2백60㎏ 기록을 들어올려 올림픽 무관의 한을 말끔히 씻어버리겠다는 것이다.

김제경도 이번 올림픽을 바라보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 지난 92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시범종목이었다.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이번 올림픽에서 우승해 진정한 그랜드 슬래머 (아시아 선수권.아시안 게임.월드컵.세계선수권.올림픽)가 되는 것이 그의 마지막 소원이다.

현재 방콕 아시안 게임에서 당한 왼쪽 대퇴근육 파열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아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그래서 80%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헤비급은 세계무대에서 '김제경 체급' 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김이 독보적 존재여서 다른 국가에서 출전을 꺼리는 체급이다.

김태현과 김제경은 "선수촌에서 운동의 영원한 동반자를 만난 것은 큰 행운" 이라며 "시드니 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최선을 다하자" 고 두손을 굳게 잡았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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