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진출 타이어업계 '중원 누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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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중국 베이징 (北京)에서 2백여㎞ 떨어진 텐진 (天津) 시 외곽의 텐진공업지구. 시커먼 연기를 내뿜는 중국 국영기업들 뒤쪽 15만평방m의 광활한 부지에 금호타이어와 중국 텐진타이어가 합작 설립한 텐진금호타이어유한공사가 자리잡고 있다.

실내 면적만 5만4천평방m나 되는 이 공장에선 7백20여명의 중국 현지 근로자들이 3교대로 '금호' 마크가 새겨진 래디알 타이어를 하루 1만본 가까이 생산해 내고 있다.

텐진금호타이어 이원태 (李元泰) 사장은 "처음엔 문화도 다르고 제도도 달라 어려움이 많았으나 직원들을 한국에 연수 보내고 식사.모임등을 수시로 같이 하는등 '친화' 경영으로 이를 극복했다" 며 "생산 개시 2년반만인 이달부터 이익이 나기 시작했다" 고 말했다.

한국 타이어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금호가 중국에 투자한 합작회사가 국내 최대 승용차 타이어 제조업체로 급부상중이고, 뒤늦게 진출한 한국타이어도 매출 증가로 조기에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있는 것.

지난 97년초 본격 생산을 시작한 난징 (南京) 금호타이어와 텐진 (天津) 금호타이어의 올 승용차 타이어 생산실적은 7월말 현재 2백40만본으로 중국 전체 생산량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중국 최대 메이커인 상하이타이어 (22%) 의 생산량에 육박하는 것. 난징금호타이어 노인기 (盧仁基) 사장은 "금호는 올해 82%의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상하이타이어는 5% 성장에 그칠 전망이어서 연말 1위 탈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이익도 급증하고 있다. 텐진 공장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약 2백86억원에 52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올해는 매출이 5백7억원으로 늘어나고 영업이익도 46억8천만원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부터 중국 현지 생산을 시작한 한국타이어는 지난 5월 장쑤 (江蘇) 공장과 자싱 (嘉興) 공장 등 2곳의 생산라인을 증설하면서 매출이 급증, 중국 트럭.승용차 타이어 내수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액이 1천억원이 넘어서고 내년부터는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텐진.난징 =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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