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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 목줄 왜 안 맸나” 핀잔 줬다고 60대가 흉기 휘둘러 이웃 주민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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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서울 광진경찰서는 11일 애완견의 목줄을 매지 않았다고 핀잔을 준 이웃 주민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이모(6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10일 오후 4시50분쯤 광진구 구의동의 주택가 골목에서 공원에 있던 노모를 모시러 가기 위해 몰티즈 애완견과 함께 집을 나섰다가 주민 고모(47)씨의 등과 입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애초 다른 행인과 개의 목줄을 묶지 않았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숨진 고씨는 주변에서 둘의 다툼을 지켜보고 있었다. 언쟁을 벌이던 이씨는 홧김에 150m가량 떨어진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들고 나왔으나 행인은 사라진 뒤였다. 이씨는 고씨에게 행인의 행방을 물었으나 고씨가 “목줄을 매지 않은 당신이 잘못했다”고 하자 흉기를 고씨에게 휘둘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씨는 범행 뒤 현장을 서성이다 신고를 받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주민과 다투거나 폭력을 휘두른 적이 없으며 별다른 전과도 없었다”며 “격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20년 전 부인과 헤어진 뒤 하나뿐인 딸과도 교류를 끊고 2년 전부터 노모와 생활해 왔다.

이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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