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도록이면 -
나무이기를, 나무 중에도 소나무이기를,
생각하는 나무, 춤추는 나무이기를,
춤추는 나무 봉우리에 앉아
모가지를 길게 뽑아 늘이우고 생각하는 학이기를,
속삭이는 잎새며,가지며,가지 끝에 피어나는
꽃이며, 꽃가루이기를.
…
되도록이면 -
바위이기를, 침묵에 잠긴 바위이기를,
웃는 바위, 헤엄치며 웃는 바위,
그 바위등에 엎드려, 목을 뽑아올리고
묵상에 잠긴 그 거북이기를, 거북의 사색이기를,
그 바위와 거북의 등을 어루만지는
푸른 물결이기를, 또한 그 바위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에 붙어 새끼를 치며 사는 산호이기를,
진주 알을 배고 뒹구는 조개이기를.
- 양명문 (楊明文.1913~85) '송가' 중 올백 머리였다.
바바리코트였다.
늘 앞장서서 시인이기를 열망했다.
그의 솜씨는 직정에 호소할 때 나타난다.
말할 것이 많고 서술할 것이 지나쳐야 했다.
사변 전 평양에 살 때는 수상 찬가를 했고 월남해서 이승만 찬가를 썼다.
시인이면서 생활의지도 강인했다.
시 '송가' 는 1959년에 발표된 것이다.
범신론적인 묘미가 엿보인다.
그의 과장된 서술이 조절된 것이다.
만나면 꼭 국회의원 후보자처럼 힘찬 악수였다.
고은 <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