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 일상사 그린 '빵점엄마…' 출판 조은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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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몸이 불편한 아들을 키우면서도 우리 집에는 웃음소리가 끊이는 법이 없었어요. "

육아 때부터 20대 후반이 될 때까지 1남2녀의 일상사를 일기형식으로 엮어낸 조은일 (曺銀一.51.여) 씨. 92년 '빵점엄마 백점일기' 라는 제목으로 1권을 낸 이후로 지난달 3권까지 출판을 마쳤다.

曺씨는 이일영 (28.여).용걸 (27).미영 (26.여) 씨 등 3남매를 둔 수필가.

아들 용걸씨는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는 앉고 서기도 힘든 만성 류머티즘 환자다.

하지만 曺씨 특유의 교육법 덕택에 긍정적 사고와 활달한 성품을 지닌 믿음직한 청년이 됐다.

曺씨는 "이 책을 읽고 '말이 통하는 아주머니' 라며 팬레터를 보내오는 청소년과 자식 교육 상담을 요청해오는 부모들도 많다" 고 소개했다.

曺씨의 교육법이란 한마디로 '자유방임주의' .용걸씨가 몸이 불편해 중학교를 중퇴하고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못했을 때도, 검정고시를 통해 어렵게 들어간 대학을 돈과 노력에 비해 성과가 적다며 과감히 박차고 나올 때도 별다른 간섭이 없었다.

영어와 컴퓨터를 독학으로 척척 해내는 아들에게 '믿는 구석' 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교육법은 딸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화여대 미대와 음대를 각각 졸업한 일영.미영씨 자매는 고등학교 시절 화실도 다니지 않고, 개인 레슨 한번 받지 않고 대학에 들어간 '명물' 로 통했다.

"유별난 뒷바라지가 없어도 아이들이 제몫 하며 자라줘 고맙다" 는 曺씨는 "나의 일기 쓰기는 아이들 일상생활을 통해 젊은 세대의 일면을 가볍게 살펴보는 작업" 이라고 설명했다.

글 = 홍수현 기자, 사진 = 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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