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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서거250주기 1년 앞두고 행사 다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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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내년 7월 '서양음악의 아버지'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서거 2백50주년을 앞두고 국내외 음악계에서 전곡음반 출시.페스티벌 등 기념행사를 다채롭게 꾸미고 있다.

바흐의 방대한 작품 전곡을 음반사상 최초로 CD에 담은 '바흐 2000 에디션' 이 지난 7월 잘츠부르크에서 전세계 미디어가 지켜보는 가운데 첫선을 보인 후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텔덱 레이블로 출시됐다.

CD가 1백53장이나 되는 이 기념비적인 전집은 바로크 시대의 악기를 복원해 녹음했기 때문에 역사적 가치도 높다.

이 전집의 모체가 된 음반은 58년 '다스 알테 베르크' 레이블로 선보인 바흐의 '카프리치오 - 사랑하는 여행에 부쳐' .음반계에 바로크 음악의 전성기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 전집에는 65년 당시 빈심포니 첼로주자로 활동하던 아르농쿠르가 녹음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 CD로는 처음으로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가장 유명한 관현악곡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은 열정적인 연주로 잘 알려진 '일 지아르디노 아르모니코' 의 녹음으로 수록했다.

'바흐 2000' 의 완성에 견인차 역할을 한 사람은 네덜란드의 톤 쿠프만. 유럽 각지의 교회당에서 소음을 피해 밤을 새워가며 오르간 전곡을 녹음했다. 02 - 554 - 5691.

또한 바로크 음악에 강한 영국 지휘자 존 엘리엇 가디너는 올해 성탄절부터 오는 2001년 1월1일까지 바흐의 교회 칸타타 2백곡 전곡을 사순절.부활절 등 교회력 (敎會曆)에 맞춰 연주하고 이를 녹음해 DG레이블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 공연은 가디너가 이끄는 몬테베르디 합창단과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의 연주로 바흐가 활동했던 라이프치히.바이마르.쾨텐은 물론 밀라노.취리히 등 유럽 주요 도시의 50개 교회당에서 펼쳐진다. 주요 공연들은 유럽 전역에 TV로 생방송 될 예정.

가디너는 밀레니엄을 대표할 만한 음악으로 바흐, 그 중에서도 칸타타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또 바흐가 마지막 창작혼을 불태웠던 독일 라이프치히에서는 내년 1월 2일부터 7월 30일까지 바흐 페스티벌이 열린다.

한편 국내에서는 피아니스트 강충모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씨가 지난 4월부터 바흐의 건반음악 전곡연주회 대장정에 돌입했고 피아니스트 이경숙 (연세대교수) 씨는 내년 중 '바흐 편곡의 밤' 으로 리사이틀을 열 계획이다.

이교수는 바흐의 칸타타.바이올린 소나타.플루트 소나타 등을 바우어.부조니.빌헬름 켐프 등 피아니스트들이 피아노 독주로 편곡한 곡들만 엮은 이색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바흐에 대한 평가와 영향]

바흐는 사후에 더 큰 명성을 누리고 있다. 바로크 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이탈리아.프랑스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했던 독일 음악이 바흐에서 정신적 지주를 발견한 것은 멘델스존 등의 바흐 복원운동에 힘입은 바 크다.

바흐는 낭만주의 시대에 영웅.애국자.성인으로 추앙받았다. 건반음악의 구약성서로 불리는 바흐의 '평균율' (24개의 전주곡과 푸가)에 감명을 받아 쇼팽.스크리야빈.라흐마니노프.풀랑.카발레프스키.쇼스타코비치 등이 '24개의 전주곡' 을 각각 작곡했다.

바흐 (B - A - C - H) 는 B♭ - A - C - B에 대한 독일식 표기. 슈만.리스트.댕디.레거.오네게르.카셀라.부조니.풀랑.아르보 파르트 등이 이 4개의 음을 주제로 한 음악을 작곡해 바흐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파르티타 제2번 BWV1004' 중 샤콘은 멘델스존이 피아노 반주를 붙였고 브람스.부조니는 왼손과 양손을 위한 피아노곡으로 각각 편곡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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