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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구대표팀 수뇌부 내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한국대표팀의 프로소속 코칭스태프와 아마추어협회 소속 임원간에 갈등이 있어 향후 경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갈등의 시발은 임원진이 코칭스태프를 불신하면서부터. 임원들은 오후 3시에 경기가 있는 데도 코칭스태프가 오전 훈련을 하지 않고 있다고 못마땅해 했다.

그러나 신선우 감독은 "선수들에겐 휴식이 더 필요하다" 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 임원들은 코칭스태프.선수들의 빠찡꼬장 출입을 '정신상태 해이' 로 본다.

그러나 신감독은 "빠찡꼬가 당구.전자오락과 다를 게 뭐냐. 몰래 술을 마시거나 화투를 치는 것보다 낫다" 고 받아쳤다.

임원들이 라이벌팀 경기를 관전하라고 요구하자 신감독은 "필요한 경기는 다 보고 있다. 대만은 존스컵에서 붙었던 팀이고 일본은 경기장에서 두차례 관전했다" 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오전에는 신감독이 선수들을 공원으로 불러 몸을 풀게 하자 한시간 후 정봉섭 부단장이 같은 장소에서 선수들에게 정신무장을 요구, "왜 이렇게 팀을 들볶느냐" 는 불만을 사기도 했다.

부상선수가 많고 연습도 부족한 터에 분위기마저 어수선하니 경기가 잘 될리 없다. 지난달 29일 레바논전 패배도 이같은 팀내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농구대표팀은 프랑스월드컵 당시 내분을 일으킨 축구대표팀의 전철을 밟으려는 것일까.

후쿠오카 =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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