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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행 매각협상 결렬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이헌재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30일 "영국의 HSBC은행과 벌여온 서울은행 매각협상이 더 이상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태" 라고 밝혀 최악의 경우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李위원장은 이날 조선호텔에서 가진 외신기자 오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HSBC측이 당초 정부와 체결했던 양해각서 (MOU) 와 다른 자산.부채 실사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답보 상태" 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HSBC는 연초 MOU 체결때 서울은행 자산.부채 실사는 대출금의 상환 가능성을 엄격하게 따지는 국제기준이 아니라 금융감독원 기준으로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李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HSBC측이 끝까지 국제기준에 의한 자산.부채 실사를 고집할 경우 협상을 결렬시킬 수도 있다는 배수진 (背水陣) 을 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이와 관련, 김영재 (金暎才) 금감위 대변인은 "서울은행이 매각협상 지연으로 은행구실을 못하고 있어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공적자금을 투입, 은행 경영을 정상화시킬 계획" 이라고 밝혔다.

한편 李위원장은 "서울은행과 달리 제일은행은 뉴브리지캐피털과의 협상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상당부분 진전도 보고 있다" 고 강조했다.

대한생명과 관련, 그는 "파나콤이 증자를 추진하고 있으나 금감위 조사결과 파나콤은 자금조달이나 보험사 경영능력면에서 자격미달로 판정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지 않았다" 고 강조했다.

李위원장은 "최순영씨측이 낸 금감위의 부실 금융기관 지정 및 감자 등 행정조치취소 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결 결과를 지켜본 뒤 대한생명 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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