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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점서 가격매기는 '오픈가격제' 내달부터 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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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9월1일부터 일부 가전제품 등에 '오픈 가격' 제가 도입됨에 따라 관련 업계에 큰 변화가 예상돼 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오픈 가격제란 판매가격을 제조업체가 아닌 판매점에서 정하는 제도. 지금까지 메이커에서 붙이는 권장소비자가격 표시는 없어지는 대신 각 판매점들이 자율적으로 값을 결정하게 된다.

가전업체 등은 제도 도입후 가격 결정의 주도권이 유통업계로 넘어가게 됨에 따라 유통망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권장소비자 가격에서 깎아주는 할인 판매를 할 수 없게 돼 할인판매 대신 대규모 사은행사를 준비 중이다.

또 유통업체간 가격 경쟁도 더욱 치열해 지면서 영세 업체들은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편 소비자들은 어느 가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격에 상당한 차이가 나게돼 더욱 값을 꼼꼼히 따져야 만 알뜰구매를 할 수 있게 된다.

내달부터 권장소비자가격이 없어지는 품목은 TV.VCR.유선전화기.오디오.세탁기 (5품목).신사정장.아동복.운동복 등 12개 품목이며 앞으로 대상은 단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 더욱 꼼꼼히 가격을 따져야 하는 소비자 = 소매상들은 구입가.관리비.마진과 경쟁업체의 가격까지 고려, 판매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하게 된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가격 정보를 다양하게 수집할수록 같은 제품이라도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제품도 더욱 가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그동안 가전대리점에서는 권장소비자가보다 낮은 값에 물건을 팔아왔기 때문에 당장은 가격차가 크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 할인판매는 줄어든다 = 권장소비자가격에는 보통 출고가격에다 20%가량의 유통점 이윤이 포함돼 있었으나 이제는 실제판매가를 표시해야 하므로 제조업체의 대규모 할인판매는 사실상 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제조업체들은 할인판매 대신 소비자 사은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애프터서비스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LG전자는 연중 최대 성수기인 혼수시즌을 앞두고 다음달 말까지 '웨딩대축제' 를 실시하면서 할인판매를 없앴다.

대신 많이 사는 고객에게 청소기.외국여행권은 물론 일부 현금을 돌려주는 캐시백 (Cash Back) 등 사은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마케팅전략을 바꿨다.

LG전자 이영환 수석부장은 "오픈가격제를 앞두고 고급형제품과 보급형제품으로 제품군을 나누는등 다양한 규격의 제품을 출시, 고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줄 계획" 이라고 말했다.

◇ 가격경쟁 벌일 유통업체 = 유통업체들간의 치열한 가격경쟁이 불가피해 자금력이 떨어지는 영세 유통상 등의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대형 할인점이 가격인하 공세를 펼 경우 대규모 매장 중심으로 유통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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