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도 특위 '태업'… 옷로비 청문회 밀려 '썰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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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회 조폐공사 파업유도 진상조사 특위가 겉돌고 있다.

사건의 열쇠를 쥔 검찰이 25일의 기관보고를 거부한데다 옷로비 청문회에 밀려 관심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야의 미숙한 회의운영마저 겹쳐 국정조사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24일 조폐공사.경찰청의 기관보고에서도 여야는 감정싸움으로 일관했다.

오전 10시20분 개회와 함께 여야간 말싸움이 시작됐다.

먼저 한나라당 김문수 (金文洙) 의원은 "여당이 20분 늦었다" 며 성실한 회의진행을 요구했다.

김태식 (金台植) 위원장은 "회의 전 간사회의를 소집했으나 한나라당이 오지 않아 기다렸다" 고 반박했다.

야당측의 회의진행 방식에 대한 불만으로 여야는 1시간 가까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논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욕설도 나왔다.

국민회의 방용석 (方鏞錫) 의원은 "야당은 세풍사건을 일으켜 세금을 도둑질하고 이신행 (李信行).서상목 (徐相穆) 의원 방탄국회로 정치불신을 일으켰다" 며 "야당이 잘한 게 무엇이냐" 고 소리치자 야당이 발끈한 것. 한나라당 서훈 (徐勳) 의원은 곧바로 "DJ는 입만 열면 거짓말하잖아" 라고 맞받아쳤고 국민회의 관계자들 사이에선 거친 말이 터져나와 사태는 '육박전' 일보직전까지 갔고 결국 정회로 이어졌다.

11시20분 회의가 속개됐지만 여야 의원들은 "상대방에게 고함지르거나 비난하지 말자" (李健介의원) 거나 "역사의 증인이 된다는 자세로 진지하게 임하자" (朴源弘의원) 며 서로에게 가시돋친 주문을 해 또다시 정회됐다.

오후에는 진념 (陳稔) 기획예산처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야당과 이에 반대하는 여당간에 공방전이 정회를 불렀다.

여야의 고성과 비방.욕설은 하루종일 계속됐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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