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아마골프]김성윤 아쉬운 준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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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프레드 커플스 (미국) 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스윙,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침착한 플레이. 아쉽지만 가능성을 확인했다.

고교생 국가대표 골퍼 김성윤 (17.안양 신성고) 이 최고 권위의 제99회 미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김은 23일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장에서 36홀 매치플레이로 치러진 결승전에서 데이비드 고셋 (20.텍사스대)에게 28번째 홀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8홀을 남겨놓고 승차가 9개홀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김은 타이거 우즈가 지난 94년 수립한 이 대회 최연소 우승기록 (당시 18세7개월) 을 갈아치우는 데는 실패했으나 메이저대회인 내년도 마스터스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오전 18홀 경기에서 8개홀을 내주고 3개홀을 잡아내는데 그쳐 5홀차로 뒤진 김은 오후 18홀 경기에서 역전을 시도했으나 아이언샷 난조로 실패하고 말았다.

김은 이번 대회에서 2백8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을 과시했다. 미국투어 적응의 필수요건인 거리를 갖춘 셈이다.

문제는 체력과 정신력. 김은 "체력이 떨어져 샷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고 실토했다. 첫 9개홀에서 단 한번도 파온에 성공하지 못한 김은 "부담이 됐다.

너무 잘하려다 보니 실수가 많았다" 고 덧붙였다.

김은 비록 우승은 놓쳤으나 "남자는 안된다" 고 자포자기해 왔던 한국 남자골퍼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

지난해 한국오픈에서 프로들을 제치고 우승한 김대섭 (사라벌고) 등 국내 주니어 선수층이 두터워 투자와 관리만 잘하면 여자 못지않게 남자 골프도 세계정상 정복도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페블비치 = 문민석 기자,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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