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영화] EBS '지난 여름 갑자기'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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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난 여름 갑자기 (EBS 밤10시35분)

'줄리어스 시저' (53년) '클레오 파트라' (63년) 등 장대한 서사극을 주로 다룬 조셉 맨키위츠 감독이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을 영화로 만들었다. 테네시 윌리엄스가 시나리오 작성에 직접 참여, 원작의 주제를 영화에서도 온전하게 살려내는데 한 몫했다.

영화에서 빛을 발하는 건 두 가지. 독특한 이야기 전개 방식과 배우들의 불꽃 튀는 연기다. 신경외과 의사인 존 (몽고메리 클리프트) 은 어느날 갑부이자 미망인인 바이올렛 (캐서린 헵번) 으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정신분열증이 있는 조카 캐서린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위험 천만인 뇌수술을 해달라는 것. 사실은 지난 여름에 죽은 아들 세바스찬에 얽힌 비밀을 지키기 위한 음모가 서려있다.

부산을 떨지 않는 차분한 전개에도 '스릴러물' 뺨치는 기묘한 분위기와 긴장감이 자아난다. 여기에 끊임없이 독설을 풀어내는 캐서린 헵번의 카리스마가 가세한다. 연극적인 대사와 클로즈 업을 잘 구사해 배우들의 연기가 '시너지 효과' 를 얻는다.

특히 최면상태에서 진실을 토해내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마지막 장면 연기가 볼만하다. 원제 Suddenly last summer.59년작. 1백14분.

패스트 머니(KBS2 밤10시10분)

'고공침투' 의 얀시 버틀러와 '요람을 흔드는 손' 으로 유명해진 매트 맥코이가 주연한 액션물. 아내의 죽음으로 슬럼프에 빠진 사건기자 잭 마틴은 취재차 리노로 가던 중 프란체스카라는 여인과 동행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악명 높은 차량절도 전문가. 그녀가 훔친 스포츠카에 수백만 달러가 들어있다. 긴박한 추격전과 총격 장면이 볼거리. 원제 Fast Money.감독 알렉산더 라이트. 95년작. 91분.

신투첩영 (MBC 밤11시)

'미션 임파서블' 과 '007 시리즈' 의 여러 요소들을 합쳐 만든 홍콩영화. 컴퓨터 해킹으로 위성을 조종하고 휴대용 장비로 인간의 흔적에 남은 DNA를 분석하는 등 이전 홍콩 영화와는 소재가 크게 다르다.

자칼과 캐시는 산업스파이. 홍콩 정보부에 체포됐다가 위조지폐 원판을 빼내온다는 조건으로 석방된다. 결국 임무는 완수하는데…. 감독 진덕삼, 주연 금성무.양채니. 97년작. 88분.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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