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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 대법원장 특별강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이제 사법부의 독립을 위해선 각종 이익집단이나 오도된 여론으로부터의 독립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

16일 윤관 (尹관) 대법원장이 임기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진 외부강연에서 가장 강조한 말이었다.

尹대법원장은 이날 낮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중재인협회 초청 모임에서 '사법개혁 내용과 성숙한 시민의식' 이란 주제의 특별강연을 통해 재임기간 중 추진한 사법개혁의 의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퇴임 (9월 23일) 한달여를 앞둔 소회를 간간이 피력했다.

그는 "종래 사법부의 독립은 주로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했지만 민주정부가 들어선 오늘에는 이같은 우려가 상당 부분 불식됐다" 며 이익집단과 오도된 여론의 경계를 요구했다.

尹대법원장은 재직시 벌어진 의정부.대전 법조비리 파동을 의식한 듯 "대수롭지 않은 잘못된 관행도 국민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깨닫고 고결한 품격과 철저한 공인의식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했다" 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선 법관들이 격증하는 사건의 홍수 속에 휴일마저 반납하는 현실을 해소하지 못해 아쉽다" 는 심정도 토로했다.

尹대법원장은 "무익하고 소모적인 쟁송이나 한풀이식 감정싸움이 법정에 여과되지 않은 채 쏟아지고, 판결에 승복하기보다 근거없는 의심과 비난을 앞세우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법관의 권위가 존중되지 않는 풍토에선 사법정의가 바로 설 수 없다" 고 지적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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