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4명 '최연소' 비행 도전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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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14일 오후 1시, 경기도 화성군 송산면 고포2리 어섬비행장. 쨍쨍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에서 13~15세의 중학생 4명이 초경량 비행기를 조종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주근깨와 솜털로 얼굴에 어린 티가 채 가시지 않은 이들은 국내 최연소 비행에 도전하고 있는 당찬 10대들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지영 (田智榮.13.서울 공진중 1년).송경진 (宋京眞.13.인천 백석중 1년) 양과 정진원 (鄭軫元.15.인천 신현중 3년).홍승기 (洪勝基.14.서울 신월중 1년) 군.

한국초경량항공기협회 (회장 송태석) 와 한국해양소년단항공연맹 (연맹장 김우태) 이 항공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비행 교육을 받고 있는 것.

"교관선생님 옆에서만 비행기를 타다가 이번에 직접 조종하려니까 매우 떨렸어요. 그러나 내가 조종한 비행기가 하늘에 오르면 오를수록 기분이 뿌듯해지면서 신도 났어요. " 5세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초경량 비행기를 탔다는 田양의 훈련소감이다.

이들은 초경량항공기협회가 전국 각 지부에서 추천받은 2백여명의 학생 가운데 모험심.담력.비행기에 대한 이해 등에 대한 종합 심사를 거쳐 선발됐다.

'개구쟁이 하늘날기' 라는 이름으로 8월 1일부터 3주간 실시되는 이 교육 프로그램은 단체 합숙을 통한 비행실습은 물론 기상학, 항공역학, 비행기 구조와 정비에 대한 교육 등을 담고 있다.

이들이 연습하고 있는 기종은 엑스에어 (X - Air) 와 동력행글라이더 (ULM) .엑스에어는 무게 2백10㎏, 날개 길이 10m로 비행기 형태를 띠고 있는 반면 동력행글라이더는 무게 1백70㎏, 날개 길이 9m로 행글라이더에 엔진과 프로펠러를 매달아놓은 모습이다.

이들은 교육을 마친 뒤 협회가 실시하는 면허시험에 합격하면 당당히 '비행기 조종사' 대열에 끼게 된다.

책임교관인 이은우 (李恩雨.32) 씨는 "학생들이 비행기에 대한 적응이 빨라 22일께면 4명 모두 면허시험을 통과할 것 같다" 고 말했다.

이들은 또 28일부터 9월 19일까지 열리는 공군 창군 50주년 기념 공군순회에어쇼에서 비행시범도 보일 예정이다.

여성 전투조종사가 되는 것이 장래 희망이라는 宋양은 "수만명이 모인 에어쇼에서 시범비행을 보일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렌다" 고 말하고 "하지만 조종사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겠다" 면서 고사리 같은 손을 굳게 쥐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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