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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독감바이러스 권위자 충남대 서상희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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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인플루엔자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실험실이 5개 안팎으로 충남대(서상희교수)실험실은 이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2002년 약 10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충남대학교에 부임한 후 줄곧 독감바이러스(조류인플루엔자, 돼지인플루엔자, 사람인플루엔자)만을 연구하고 있는 그는 독감바이러스 분야로는 국내 최고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4월에는 충남대학교 독감바이러스연구소를 설립하여 작은 규모지만은 휴일도 없이 독감바이러스 연구에 전념하고 있는 서상희박사를 만나 신종플루에 대해 들었다.

-신종 인플루엔자A(H1N1)의 개요( 및 신종플루 예측) 및 지금 유행하고 있는 신종플루(H1N1)와 과거 세계적으로 대유행한 독감바이러스와의 상관관계는?

신종인플루엔자A(H1N1)는 북반구의 돼지에서 조류인플루엔자 유전자, 사람유행성인플루엔자, 및 돼지인플루엔자의 유전자가 조합된 것이고, 인플루엔자유전자중 질병성을 결정하는데 90% 이상을 차지하는 HA(hemagglutinin) 유전자는 1918년 스페인 대유행인플루엔자(H1N1)의 HA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종플루(H1N1)는 사람이 만든 재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1918~1919년 H1N1 조류인플루엔자가 미국에서 사람간의 전염을 시작하였고, 발생 1년 만에 5천만 명의 사람을 사망케 했습니다. 이때 사람을 통하여 돼지에게 유입되었고, 이 바이러스는 90년 동안 돼지에 남아 있었습니다. 이 바이러스를 돼지전통인플루엔자 (classical H1N1 swine influenza virus)로 불러왔습니다. 사람으로부터 유입된 이 H1N1 돼지 인플루엔자를 돼지에서 퇴치했더라면 현재의 신종플루(H1N1)는 발생할 수가 없었습니다.(하지만 모든 돼지를 다 죽일 수는 없지요.)

신종플루(H1N1)는 한마디로 유전적으로 보면 저병원성인플루엔자에 속합니다. 그러나 20세기의 스페인독감을 비롯한 3번의 대유행바이러스도 유전적으로 보면 저병원성인플루엔자 입니다. 고병원성 H5N1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맹독성은 바이러스가 대유행으로 온 적은 없습니다. 물론, 21세기의 2차 대유행은 고병원성 H5N1 조류인플루엔자가 될 것입니다.

신종플루(H1N1)의 특이사항은 사람유행성독감(H1N1)에 비해 사람 및 동물에 감염 시 상부기도뿐만 아니라 폐에 직접 감염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차적인 세균감염 없이도 급성호흡기장애로 사람을 사망케 할 수 있습니다.

신종플루(H1N1)의 치사율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신종플루(H1N1)의 치사율을 지금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유행성독감의 사람치사율은 겨울철 치사율 이고, 신종플루(H1N1)는 여름철의 치사율을 가지고 비교하면 유사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신종플루(H1N1)의 치사율은 내년 여름 북방구의 겨울이 지난 후 그 치사율을 가지고 유행성독감치사율과 비교하면 정확히 알 수가 있습니다.

북반구의 여름철은 유행성독감에 의한 사망자의 보고가 없습니다. 미국의 경우 매년 고위험군에 유행성독감 백신을 접종함에도 불구하고 겨울철에 약 36,000명의 사람이 유행성독감으로 사망합니다. 다시 말하면 여름철에 3천명가까이 사람을 사망케 하는 신종플루 (H1N1)가 유행성독감과 병원성이 유사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신종플루 (H1N1)에 의한 본게임은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9월 13일자 WHO의 통계를 보면 신종플루 (H1N1)의 치사율은 1.17% 입니다. 신종플루 (H1N1)에 의해 앞으로 1년 내에 우리국민의 50%이상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신종플루 표준바이러스가 국가기관보다 먼저 입수 되었고 백신개발을 했다. 어떻게 가능했나? -CDC(미질병통제센터)에서 서상희교수는 인체감연균주를 국내에서 첫 번째로 받았다.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 대유행을 대비한 인체백신개발을 위한 인체감염증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분양받은 허가증을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지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의한 대유행이 발생하면 이 바이러스도 신속하게 분양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유행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대유행 바이러스를 신속하게 도입하여 대량생산이 가능한 백신주을 10일내에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선진국에서 개발한 백신주를 도입하면 1달 반에서 2달 정도 지연될 수 있습니다.

-연구분야가 독감바이러스의 질병기전, 백신개발 및 치료제개발이다.

우리 연구팀은 독감바이러스가 감염시 염증반응을 억압하는 것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했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신종플루(H1N1) 및 고병원성 조류독감(H5N1)의 인체 백신주를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한국한의학연구원의 김진숙 박사팀과 타미플루를 능가하는 복제를 억압하는 새로운 독감치료제을 연구하고 있으며, 국내 자생식물에서 신종플루 및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를 억압하는 단일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지난 5월 백신개발이후 복지부에서는 백신생산 초기 단계인 ‘후보 바이러스주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으며, 식약청에서는 ‘실험적 연구로는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WHO에 의해 백신 생산용으로 검증되지 않은 만큼, 동 연구결과를 백신 생산과 연관 지어 확대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두 기관에서 본인의 연구를 평가절하 하는 것은 아닌가?

서운함 마음을 가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우리 실험실의 능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국가 간의 치열한 경쟁을 몸으로 느꼈으며 안에서 응하지 않는데 밖에서

힘을 얻는 것은 더욱 힘들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국내 백신의 생산이 지연되었고, 다국적기업으로부터 양질의 신종플루 백신 확보도 실패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 같습니다. 학자의 길을 갈 수 없는 현실이 매우 개탄스럽습니다. ‘서교수는 국가지원을 많이 받고 있을 것’이라고 기자들도 말하곤 합니다. 또 주위 사람들은 ‘서교수는 정치를 하지 못한다’고도 합니다. 학자는 논문으로 이야기하는 것인데 누구를 알고 있다고 연구비를 받게 되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는 것이 아닙니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밥을 먹듯이 고병원성 조류독감의 위협이 여전한데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신종플루의 대책은 어떻게 마련해야 한다고 보나?

신종플루 (H1N1)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을 해야 합니다. 대유행 시 아무런 피해 없이 넘어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준비된 백신은 고위험군군에게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면역첨가제(adjuvant)가 없는 안전한 백신은 고위험군 및 어린이에게는 반드시 2번 이상 접종을 해야 합니다. 한번 접종으로 될 것이라는 것은 건강한 사람에 해당됩니다. 노바티스는 ajuvant를 첨가한 신종플루(H1N1)백신을 100명의 건강한 사람상대로 한 임상실험에서 한번접종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보건 당국의 백신 공급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5월 및 6월 국내 제약회사의 생산능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점 및 선진국이 앞 다투어 백신을 확보할 때 강 건너 불구경한 점은 매우 아쉽습니다. 대유행은 계속 발생하는 것이기에 좋은 교훈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백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알려야합니다. 임상실험도 하기 전에 한번접종으로 될 것이라고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연구하는 사람으로서의 어려움은?

우리나라에서는 전염병을 연구하는 환경이 상당히 열악합니다. 한마디로 너무나 힘듭니다. 연구를 하려고 하면 관계당국의 이해관계로 인한 방해와 정치하는 학자들과 관계당국의 합작으로 연구비의 숨통을 죄어와 너무 힘듭니다. 미국 CDC에서 신종플루 및 인체감염증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들어오면 무조건 폄하하고, 죄인 취급합니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방해는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같은 성능이면은 한민족이 혼이 들어가 개발한 백신주를 사용하면 더욱 좋은 것이 아닌가요?

-일양약품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 백신 제조와 생산기술 이전계약을 체결했는데 어디까지 진행되었나? -일양약품과 단일 바이러스일 경우 6000만 도스(1회 접종분량)까지 가능한 첨단 독감백신공장을 설립을 서상희교수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11월 말경이면은 착공하여 내년 상반기까지는 독감백신 공장를 건립하여 백신의 자주권을 확보할 것입니다. 하나의 제약사만으로는 단기간에 생산해야하는 대유행백신의 자주권 확보가 불가능합니다.

-앞으로의 희망이 있다면?

어렵지만은, 주위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종플루(H1N1)의 대유행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열심히 연구하는 분들이 보상받는 사회가 되기를 대통령께서 꼭 도와주시기를 기원합니다.

기획취재팀 강부덕팀장 culep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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