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뉴스] 남자가 ‘남친 구함’ 쪽지 10만 장 발송…3000만원 가로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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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스물세 살 여성입니다. 남자 친구를 사귀고 싶은데 연락주세요. e-메일 주소는 XXXX@XXXX.com입니다.”

이 ‘여성’은 지난 5월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싸이월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쪽지를 10만여 명의 네티즌에게 보냈다. 수백 명의 남성이 쪽지에 답했다. 이 중 200여 명과는 e-메일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그는 e-메일에서 부모를 일찍 여의고 남동생과 함께 어렵게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만나자는 남성들의 e-메일에는 “남동생이 뺑소니 사고를 당해 병원비가 2000만원 나왔다. 500만원 정도 부족한데 오빠가 10만~30만원 정도만 보태주면 형편이 나아진 뒤에 보답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e-메일을 보낸 주인공은 남성이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이성교제를 핑계로 남성들로부터 돈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 등)로 편모(24·무직)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편씨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올 5~8월 네티즌 10만여 명에게 쪽지를 발송했다. 쪽지 1만 건당 13만~15만원을 주고 아르바이트생 10명을 동원했다. 이 중 오모(26)씨 등 189명이 입금한 금액은 3000여만원에 이른다. 3개의 ‘대포통장’에 분산 입금된 돈은 모두 편씨의 유흥비로 사용됐다. 전과 5범인 편씨는 2006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남성들에게 돈을 갈취한 혐의로 구속됐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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