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세계 32강, 결전 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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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32강] ○ 황이중 7단(중국) ● 허영호 7단(한국)

제1보(1~15)=9월 11일 세계 32강이 유성에 모였다. 비로소 상금을 받을 수 있는 본선이 시작된 것이다. 전야제는 약간의 술렁거림과 긴장으로 언제나 기분 좋게 흘러간다. 인터뷰는 스타들에게 집중된다. 이창호·구리·강동윤·김지석…. 그리고 아마추어로 본선에 오른 이원영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 판의 허영호 7단과 황이중 7단은 인터뷰를 맡은 아나운서 최유진씨의 관심을 거의 끌지 못한다. 허영호 7단에 대해선 ‘꽃미남’이란 별명에 대해서만 물어본다. 한마디로 이번 대회의 유력한 우승 후보나 요주의 인물이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황이중은 지난 2년간 이 대회에서 연속 4강에 올랐고 허영호는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밤이 되면 유성 삼성화재 연수원은 그야말로 깜깜하고 정적에 묻힌 고요의 땅이 된다. 날이 밝자 결전이 시작됐다.

황이중의 백6이 도전적이라면 허영호의 흑7은 차분하게 힘을 비축하고 있다. 만약 여기서 백이 ‘참고도’ 백 1로 갈라 쳐 온다면 흑도 이번엔 10까지 전투 모드로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백8은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 흑이 움직이면 백이 우세한 지역에서 바로 전투가 시작된다. 허영호는 흑9로 갈라 쳐 줄 것은 주고 길게 가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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