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혐의로 우연히 경찰에 붙잡힌 30대 남성이 14년전의 엽기적 성도착 살인의 진범으로 드러났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달 26일 오전 남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주택가를 배회하던 이모(37)씨를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임의동행해 조사하던 중 이씨가 지난 95년 서울 광진구 중곡동 아차산 모 약수터에서 김모(당시 58.여)를 살해한 범인임을 밝혀냈다고 5일 발표했다. 이씨는 '약수로 세수를 한다'며 나무라던 김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강간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 사체 음부에 나뭇가지를 꽂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모씨는 또 2001년 9월 4일 광진구 화양동 주택에 침입해 잠자던 정모(당시 31.여)를 성폭행하려다 정씨가 반항하자 목졸라 살해한뒤 사체 음부에 샴푸병을 꽂아 훼손시키고 불을 지른 뒤 달아나는 엽기적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이 두 사건은 수사본부까지 구성돼 수사가 이뤄졌으나 증거 부족 등으로 결국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이씨는 이밖에도 1998년 중곡동 강모(36.여)씨 집 앞에서 강씨를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는 등 7건의 강ㆍ절도 행각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프로파일러의 조사 결과 이씨가 초등생 때 아차산 부근에서 한 남성에게 성추행당한 뒤 성적 도착 성향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또 이씨는 일반인과 달리 분노를 잘 억누르지 못하는 사이코패스 증상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집에서는 포르노 영상이 담긴 CD 1000여장과 훔친 속옷 및 흉기 등이 발견됐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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