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방대책 전문가 제언] 임진강수계 준설 서둘러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전체 국토면적 (북한 제외) 중 4%에 불과한 경기 북부지역이 해마다 수해를 입는 이유는 한마디로 정부의 무대책 탓이다.

접경지역이란 이유로 치수대책은 세우지 않은 채 도시개발을 가속화한 결과다.

게다가 레이더망은 고사하고 변변한 유인 관측소도 없는 기상관측 사각지역이다.

전문가들의 수계별 수해방지 대책을 한데 모았다.

◇ 임진강.한탄강 = 홍수관리 기능을 가진 용수공급량 2억~4억t 규모의 다목적댐 건설이 대책으로 꼽힌다.

수자원공사는 기초조사와 댐 적지 (適地) 조사를 통해 최대 3억6천8백만t 용수공급량을 갖춘 중규모 '한탄강댐' 을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청정수원까지 확보할 수 있는 댐 신설은 임진강 수계의 60% 이상이 북한지역에 걸쳐 있다는 난점이 있고 건설에 최소한 3년이 걸려 별도의 중단기 대책이 시급하다.

준용하천 치수 및 종합방재계획을 마련하고 하류지역에 물이 몰리지 않도록 중상류 수로 개발이 필요하다.

단 한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하상 (河床) 관리를 서둘러 대대적인 준설공사를 해야 한다.

연천댐은 대대적 보수, 또는 홍수조절용 다목적 댐으로의 재건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유수지와 배수펌프장을 증설해야 한다.

◇ 차탄천.신천 = 하천폭이 급감한 신천은 둔치를 조성하며 함수 (含水) 면적이 크게 줄었다.

하천을 가로지르는 교량 높이가 낮아 만수위 때 물의 흐름이 끊기는 문제가 있다.

차탄천도 퇴적물이 쌓여 물 저장량이 적다.

교량 높이를 재조정하고 하천의 역류를 막기 위한 배수펌프장 마련이 필수적이다.

준설작업도 병행돼야 한다.

차탄천 주변은 제방 높이를 1m 이상 높이고 미복구된 공공시설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

◇ 문산천.동문천 = 침수가 반복되는 문산지역은 저지대 도시개발이 상황을 악화시켰다.

수해 때마다 도로 (통일로) 와 철도 (경의선) 를 따라 하천이 범람하는 양상은 도시설계상의 문제점을 보여 주므로 지역개발계획을 새로 세워야 한다.

중단기대책으로는 문산지역 지하 및 1층 주거시설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하천폭을 넓히는 작업과 준설작업을 시행해야 한다.

96년에 이어 또다시 무너진 문산 철도제방 보강과 유수지.펌프시설 증설도 급하다.

◇ 영평천.포천천 = 평균강수량 개념보다 대규모 댐 건설에 사용되는 최대 가능 강수량이나 지역별 최대치를 재조사, 세부적인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포천천은 갈수기에 수질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소규모 영세공장이 밀집해 지하수 오염도 심각하므로 하천변 개발 제한을 검토하고 펌프장 등 공공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 도움말 주신 분

<가나다 순>

▶김승 (金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환경연구부장 ▶서형하 (徐炯夏) 건교부 하천계획과장 ▶송재우 (宋在偶) 국립방재연구소 소장 ▶안창희 (安昌熙) 경기북부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우창석 (禹昌錫) 수자원공사 조사기획처 부장 ▶유동훈 (劉東勳) 아주대 교수 ▶윤용남 (尹龍男) 고려대 교수 ▶조원철 (趙元喆) 연세대 교수 ▶황진택 (黃鎭澤) 삼성지구환경연구소 수석연구

김태진.양영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