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집안청소는] 전기·가스차단 확인후 청소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집중호우와 태풍이 여러 지역을 할퀴고 지나갔다. 물은 빠졌지만 흙탕물과 오물에 엉망이 된 집안은 수재민을 망연자실하게 한다.

설사 집이 완전히 침수되지는 않았더라도 집안 일부나 가재도구 일부가 물에 젖어 곤란을 겪는 집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어떻게 치우고 어떻게 고쳐야할까. 먼저 물이 빠진 집에 들어갈 때는 가연성 혹은 폭발성 물질이 차 있을지 모르므로 창문을 열어 환기시킨 후 들어가야 한다.

청소전문업체 ㈜밀레니엄 크린토피아 최원익 (崔元翼) 사장은 "대부분 단전 돼 있기는 하지만 그렇더라도 먼저 전기.가스가 차단됐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 한 후 청소를 시작해야 한다" 고 조언한다.

▶전기시설 = 배선기구나 냉장고 등을 통해 고인 물에 전기가 흐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배전반의 스위치를 끈 다음 물을 퍼내야 한다.

또 콘센트에 접속된 가전기기와 보일러 등의 플러그도 모두 뽑은 뒤 물빼기 작업을 하도록 한다.

누전차단기도 점검한다. 시험버튼을 눌렀을 때 스위치가 위에서 아래도 내려오지 않거나 내려온 스위치가 다시 올라가지 않으면 차단기가 고장난 것이므로 점검을 받는다.

▶가스시설 = 가스레인지와 같은 가스용품은 이물질이 끼어 가스가 나오는 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물로 깨끗하게 세척한다.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완전히 말린 후 사용한다. 또 비눗물로 배관부위 등 연결부분에서 가스가 새는지 등을 확인한다.

▶보일러 = 에너지관리공단 김대룡 (金大龍) 홍보부장은 "보일러가 침수됐다면 물이 빠졌더라도 절대로 전원스위치를 넣어서는 안된다" 고 말한다. 보일러를 다시 사용하기 위해서는 본체의 내.외부, 자동조절기, 순환펌프를 분리해 흙탕물 등 이물질을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말린다.

보온재가 사용된 본체.배관의 상태도 점검하고 교체가 필요하면 재시공한다. 다시 가동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가의 사전 점검을 받도록 한다.

▶일반 가전제품 =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진진웅 (陳珍雄) 주임은 "가전제품의 오물은 깨끗한 물로 씻고 말리되 무리하게 씻지는 말라" 고 말한다.

가전제품은 진흙.물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서비스센터에 맡기기 전이라도 서둘러 오물을 닦아주어야 한다. 예민한 부속은 서비스센터에서 다시 세척을 하므로 무리하게 씻지 않아도 된다.

냉장고는 뒷면 기계부위, 세탁기는 뒷면 나사를 풀어 모터 배선부위를 맑은 물로 씻어내고 마른 천으로 물기를 제거한다. 냉장고는 앞쪽을 높게해 문을 열어놓은 채 말리고, 세탁기는 뒷면을 열어 완전히 말린 뒤 조립한다.

▶컴퓨터 = 전원을 뺀다. 본체 표면 나사를 풀고 케이스를 열어 흐르는 수돗물에 씻는다. 솔질이나 걸레질은 절대 금물. 말릴 때 드라이어나 헝겊을 쓰는 것도 부품에 치명적이다. 또 마른 후에도 전원을 넣지 말고 애프터서비스를 받는다. 전원을 잘못 넣었다가 부품이 손상되면 소비자 과실로 비용부담이 늘어난다.

▶이불.옷 = 속옷과 이불 종류는 깨끗이 빨고 뜨거운 물에 삶는다. 겉옷이나 색깔 있는 옷 종류는 색이 안 빠지는 표백제로 소독한다.

침수되지 않았더라도 눅눅한 침구나 옷들은 모두 꺼내 햇볕에 바짝 말리고 막대기로 두드려 먼지.해충을 털어낸다.

▶가구 = 진흙과 쓰레기들을 털어낸 후 젖은 수건으로 표면의 얼룩을 제거하고 마른 수건으로 닦아 물기를 없애준다. 그늘에서 서서히 말린 후 광택을 내준다. 장롱의 경우 '걸레받이' 라고 부르는 아랫부분만 젖었다면 별 문제는 없다. 문짝마저 침수됐다면 틀어지기 쉬우므로 균형을 잘 맞추어 말린다.

▶주택 내부 = 집기 청소가 끝난 뒤 천장.벽체.바닥의 순서로 깨끗한 물로 닦아내고 마른 타월로 물기를 제거한다. 보일러를 가동하거나 선풍기를 이용해 강제 환기시킨다. 장판은 걷어 씻은 후 물기를 닦아내고 표백제로 소독한 후 햇볕에 말린다.

▶식료품 = 한번 전기가 나갔던 냉장고 속의 음식물은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말고 모두 버린다. 일단 상온에 한번 노출됐으면 식중독의 위험이 크다. 쌀은 살짝 물이 들었다면 깨끗이 씻어 냉동시켜 둔다.

이경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