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기 왕위전] 조훈현-유창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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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호랑이굴에 든 劉9단 순간 공포감이…

제4보 (37~52) =백△로 모양을 펼친 이 시점에서 흑의 다음 한 수는 어디가 최선일까. 37, 39로 선수하며 劉9단은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실로 난해하여 마음의 갈피가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10분 만에 41로 쓱 다가갔다.

적진 깊숙한 곳. 그러나 劉9단은 오히려 백의 약점을 찔러 공격의 단서를 잡으려 한다. 실로 대담무쌍해 劉9단의 체취가 물씬 풍겨온다.

그러나 42로 버티자 이상하다. 43엔 44, 46.백쪽의 박자가 척척 맞는다. 47은 궁색한데 48은 호쾌하다.

劉9단은 '가' 의 연결을 강요하고 있지만 조훈현이란 사람은 그런 데를 잇고 굴복하느니 바둑을 던지고 말 것이다. 劉9단의 얼굴에 불안의 그림자가 빠르게 스치고 지나간다.

언제 무엇이 잘못됐을까. '참고도1' 의 흑1은 장수영9단의 견해다. A는 임선근9단. 이들은 흑이 슬슬 두어 충분한 형세라고 말한다. 林9단은 또 흑이 중앙을 둘 바에야 '참고도2' 처럼 찌르는 게 강력했다고 말한다.

劉9단은 급전을 서둘렀으나 호랑이굴에 발을 잘못 들여놓았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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