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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쯔강 범람 막아라” 중국 지도부 '치수 대장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홍수는 천재 (天災)가 아닌 인재 (人災)' .요즘 중국 지도자들의 화두 (話頭) 다.

중국은 지난해 홍수로 국가 예산의 16%에 해당하는 1천7백억위안 (24조원 가량) 의 경제적 손실을 보았다.

게다가 3천4명이 목숨을 잃고, 이재민은 2억2천만명이나 됐다.

이같은 참사를 겪은 중국의 지도자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중국 전역이 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든 지난 6월 17일. 장쩌민 (江澤民) 주석은 만사를 제쳐두고 황허 (黃河) 로 달려갔다.

"물을 다스려 황허를 중화민족의 복으로 만들자" 고 다그치기 위해서다.

江주석은 집권 10주년을 맞은 6월 24일에야 8일간의 황허 강행군을 끝냈다.

원자바오 (溫家寶) 부총리 등 치수 (治水) 관련 관리들이 모두 동원됐다.

7월엔 주룽지 (朱鎔基) 총리가 중국 홍수의 최대 취약지인 양쯔 (揚子) 강 챙기기에 나섰다.

먼저 11일부터 이틀 동안 후베이 (湖北) 성과 장시 (江西) 성을 둘러봤다.

시찰에 나선 朱총리는 단순히 보고만 듣는 게 아니다.

장강 (長江) 을 발 아래 두고 서서 홍수와 힘든 전쟁을 펼치는 군민을 직접 위로하고 독려했다.

장시성에서 돌아온 朱총리는 13일 전국홍수방지공작회의를 열고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홍수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23일엔 후난 (湖南) 성으로 달려갔다.

보조제방이 터진 이양 (益陽) 시 쯔양 (資陽) 구 민주 (民主) 제방의 현장에서 복구작업에 나선 군민들을 사흘간 목이 터져라 채근했다.

朱총리는 26일부터 사흘 동안 다시 안후이 (安徽) 성의 물난리 단속에 나섰다.

홍수를 인재라 생각하며 발로 뛰는 지도자들 덕분인지 올여름 중국은 아직까지 대홍수의 참사를 맞지 않았다.

그러나 7월 말 현재 윈난 (雲南) 성에서 31명, 쓰촨 (四川) 성에서 26명 등 전국적으로 10개성에서 2백40여명이 숨졌고 3백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다만 예년에 비해 피해가 훨씬 적다는 게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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