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역주의] 정부 요직인사 지역편중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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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치권력의 편중과 관련, '과거 30년간 정부 요직이 특정지역 출신에게 편중됐는가' 라는 질문에 84.9%가 '그렇다' 고 응답했다.

그리고 90.7%가 그 특정지역을 '영남' 이라고 밝혔다.

역대 장.차관의 출신지역별 분포를 보면 확실히 영남출신이 중용돼 왔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결과를 보다 정확히 보기 위해서는 지역별 인구비를 감안해야 한다.

출신지역을 기준으로 하기에 60년대 이전 충청.호남.영남간의 인구비 1:1.5:2를 감안한 지역별 분포를 보면 상대적으로 영남 편중이 줄어든다.

호남의 경우 충청보다 훨씬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정부의 경우 단순비교에서는 충청과 호남이 같은 수치인데, 인구비를 감안하면 충청 편향이 강하다.

영남은 충청의 절반 이하. 행정부 장.차관 비율보다 실질적 영향력면에서 더 중요한 것은 요직을 어느 지역 출신이 차지하고 있느냐일 것이다.

박정희시대 이후 YS정부까지 요직을 맡았던 사람들의 출신지역을 살펴보면 지역편향은 더 두드러진다.

사정기관의 수뇌인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자리에 호남출신은 단 1명도 기용된 적이 없다.

핵심요직인 중앙정보부장 (안기부장) 의 경우 호남출신은 단 1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분신으로 알려진 장세동씨가 유일한 예외다.

감사원장의 경우도 호남출신은 1명. 서울대 교수출신 고 (故) 이한기씨로 전두환정권이 지역안배 차원에서 영입한 인물이다.

국방부장관의 경우 3명의 호남출신이 기용됐다.

그러나 군 (軍) 내부에서 실질적 영향력이 더 큰 육군참모총장에는 단 1명의 호남인도 찾아볼 수 없다.

김대중정부 출범 이후 지역편중 인사가 사라지고 있지만 요직은 여전히 편중돼 있다.

감사원장 (한승헌) 과 법무부장관 3명 (박상천.김태정.김정길) , 국방부장관출신 천용택 정보원장, 김동신 육군참모총장 등이 모두 호남출신이다.

'현정부의 인사편중' 에 대한 조사 결과 54.9%의 응답자들이 '그렇다' 는 반응을 보였다.

요직에 믿을 만한 사람을 앉히고 함께 일하고자 하고, 또 고향이 같은 인물이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지역편향 인사가 능력위주 인사원칙을 침해하거나 지역이기주의로 변질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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