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천식환자 크게 늘어…초중생 14.5%가 앓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어린이 천식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대한소아알레르기및 호흡기학회가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95년부터 전국 67개교 초.중학생 4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4.5%가 천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64년 대구지역 의료기관 어린이 외래환자의 3.4%, 83년 국립의료원 소아과 외래환자의 5.4%와 비교할 때 크게 는 것.

이번 조사에 참여한 서울순천향병원 소아과 편복양 (片復陽) 교수는 ▶대기오염 ▶모유 대신 우유 ▶인스턴트식품 섭취량 증가 ▶통풍이 잘 안 되는 아파트 생활 ▶침대.소파.카펫사용으로 인한 집먼지진드기 서식 등을 어린이 천식증가의 원인으로 꼽았다.

천식은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기관지가 과민하게 반응해 발작적으로 수축을 일으켜 숨을 쌕쌕이거나 호흡곤란.기침을 일으키는 질환.

최근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안윤옥 (安允玉) 교수팀의 한국인의 질병부담률 조사에서 천식은 4세 이하 어린이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질병부담률이란 질병의 사망률 등 위중도와 치료비 등 경제적 손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보건 지표. 이번 조사에서는 그러나 자신이 천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이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천식진단을 받은 초등학생은 7.6%, 중학생은 2.6%에 불과했으며 치료율도 초등학생 3.2%, 중학생 1.0%에 머물렀다.

천식은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치료를 게을리하면 성인이 돼서도 증상이 계속될 수 있어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자녀가 숨을 쌕쌕이는 등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감기가 아닌 천식일 가능성이 많으므로 병원을 찾을 것" 을 당부했다.

홍혜걸 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