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플레…화폐개혁 추진" 이타르-타스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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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인플레를 잡기 위해 화폐 개혁을 계획하고 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북한 경제 부처의 한 관계자는 "북한 정부는 새로운 화폐 발행과 디노미네이션(화폐 액면절하)을 통해 점증하는 인플레를 잡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북한 원화를 부분적으로라도 태환 가능한 화폐로 만들려는 첫 단계"라며 이번 화폐 개혁은 국가가 인위적으로 규정한 환율제를 끝내고 북한의 통화.금융 정책을 합리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주 평양을 방문한 중국 인민은행 사절단이 북한의 화폐 개혁에 대해 조언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경제는 2002년 물가 현실화를 골자로 한 7.1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취한 이래 심각한 물자 부족과 인플레에 시달려 왔다. 리처드 레이건 세계식량계획(WFP) 북한 담당 국장에 따르면 쌀의 경우 지난해 ㎏당 130원 하던 가격이 올해는 700원으로 치솟았다. 또 북한 암시장에서 북한 원화에 대한 유로화 환율은 불과 몇달 전만 해도 1유로에 1400원이었으나 현재는 2000원에 달하고 있다. 공식 환율은 1유로에 170원, 1달러에 140원이다.

동용승(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장은 "극심한 물자 부족과 인플레를 감안할 때 화폐 교환 필요성은 있으나 북한이 실제로 화폐 개혁을 단행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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