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프리즘] "권력유지 위한 거래"내각제유보 질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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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한 주 독자들의 눈은 내각제 유보 (20건) 와 탈옥수 신창원 검거 (26건)에 집중됐다.

지난 15일 올해중 내각제 개헌을 유보한다는 언론 보도에 독자들은 "DJ와 JP의 말장난에 국민이 놀아나고 있다 (익명의 한 인터넷 독자)" , "권력유지를 위한 검은 거래 (황규환.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라는 등 비난과 질타가 이어졌다.

물론 "우리의 정치문화가 아직 미숙한 점을 감안하면 주로 선진국이 시행하는 내각제는 망상에 불과한 것이다 (ksm1005:PC통신 유니텔 독자)" 라며 내각제 실효성 자체에 의문을 두는 독자도 있었지만 내각제를 담보로 한 정치권의 '이전투구 (泥田鬪狗)' 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대다수였다.

한 인터넷 독자 (bdwoo) 는 "양金 등 정치지도자들이 하는 짓은 어린이용 TV 프로그램의 주인공 '텔레토비' 같다. 자기네들끼리 쑥덕거리고, 모였다 헤어지고, 합류하지 않으면 욕하고, 한쪽에선 박수치며 좋아하는 사람들" 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소리없는 국민의 분노가 내년 총선때 터져나올 것을 명심하라 (kentch:인터넷 독자)" 는 경고도 있었다.

한편 신창원에 대해선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의 로빈후드' (송영주.zets피시통신)" 라는 긍정적 의견도 있었지만 "범죄자 신창원을 미화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옳고 그름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picaso:인터넷 독자) " 는 등 부정적 반응이 약간 많았다.

특히 그가 검거돼 드러나고 있는 치부에 대해선 "우리 사회의 세기말적 병폐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box2000:인터넷 독자)" , "부유층의 호화로운 생활과 엄청난 축재 (蓄財)가 서민들의 마음을 서글프게 한다 (송영주 : PC통신 하이텔 독자)" 는 등 울분의 목소리가 많았다.

"도덕적으로 강하면 반드시 융성의 길이 온다. " 김대중대통령은 81년 부인 이희호 (李姬鎬) 여사에게 보낸 옥중편지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그러나 내각제의 '약속' 이 허물어지고, 범죄가 판치는 와중에 신고정신의 부재까지 보인 지난 한주간을 돌이켜 보면 우리에게 '융성의 길' 은 아직 멀기만 한 것 같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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