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컬럼비아호 발사 6초전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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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0, 9, 8, 7…삐삐……발사중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30주년 기념일을 맞아 20일 새벽 (현지시간) 쏘아올리려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발사 예정시간을 불과 6초 남기고 엔진고장을 일으켜 발사가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자칫하면 지난 86년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던 챌린저호보다 더 큰 참사가 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통제본부 모니터에 이상 신호가 잡힌 것은 발사 6초 전인 0시35분53초가 막 지난 순간. 우주왕복선 발사를 위해 3개의 주엔진을 점화시키려는 순간 통제본부 모니터에 수소 압력이 지나치게 올라간 것이 감지된 것. 통제요원은 즉각 "컷 오프 (발사중지)" 를 외쳤고 "발사중지 됐음" 이란 대답이 들어옴과

동시에 수소 압력계의 수치가 급속히 줄어들었다.

"휴 - ." 통제본부 요원들이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발사추진체에 채워져 있던 50만 갤런의 액화수소와 산소가 폭발할 경우 상상할 수도 없는 재앙이 일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컬럼비아호 안에는 우주비행 최초의 여자 선장인 에일린 콜린스 대령과 4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무게 22.5t,가격 15억달러, 사상 최대.최고가의 X선 망원경 찬드라가 탑재돼 있었다.

미 항공우주국 (NASA) 측은 "우주왕복선에 화재가 발생한 흔적이 없고 승무원들도 안전하다" 며 "원인 조사를 거쳐 48시간 후에 다시 발사될 것" 이라고 밝혔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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