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시세읽기] 중국 수출은 정말 “안정 회복세”에 들어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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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년대비 20% 감소했지만, 4개월 연속 전월대비 증가세를 유지

8월 중국의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4% 감소했고, 1~8월 기준으로도 22.2% 줄어 20%가 넘는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수출금액을 보면 7월, 8월 2개월 연속 1000억 달러를 상회했다. 최근에 발표된 계절 조정한 전월대비 통계에 따르면 5월 이후 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그림 1). 이러한 수출 증가세를 근거로 중국정부는 수출도 안정세를 회복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연 중국의 수출이 “안정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봐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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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8월 통계자료를 근거로 계산하면 2009년 연간 수출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23.4%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금액은 1조 달러를 상회할 전망이다. 2008년 연간 수출금액이 1조 달러를 상회한 국가는 독일, 중국, 미국 3개국뿐이다. 일본은 연간 수출금액은 7,823억 달러에 불과했다. 세계경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음에도 확실히 선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그림 2).

품목별 수출증가율을 보면 노동집약형 상품으로 중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의류제품, 신발, 장난감을 비롯해 잡화 등 경공업상품의 수출감소폭은 전체 감소폭에 비해선 작은 수준이다(그림 3). 또한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해당품목의 시장이 위축됐지만, 중국으로부터 수입은 증가하거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미미해 중국 수출의 저력을 엿볼 수 있었다(그림 4).

그림 3. 품목별 수출동향(09년 1~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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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출회복세는 제한적

경기선행지표로서 자주 이용되는 PMI(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구성지수 중에 신규 수출주문지수는 5월 이후 활황과 침체의 경계선인 50%를 4개월 연속 웃돌고 있어 수출 감소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시사한다(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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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상 제조업체 20개 업종 중에 어떤 업종이 신규 수출주문지수가 50%를 상회했는지를 살펴보면, 5월과 7월에는 절반인 10개 업종이 50%를 웃돌았다. 지난 8월에는 20개 업종 중에 8개 업종에 그쳤다(그림 5). 수출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범위는 제한적이고 아직 취약한 것을 알 수 있다.

수출수량과 수출단가의 전년대비 추이를 보면, 수량은 하락세가 멈춰 바닥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단가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수량은 회복되더라도 단가하락은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그림 6). 수출증치세 환급비율 인상을 비롯해 정부의 수출기업 지원책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고 분석된다.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도 정책주도로 회복되고 있다는 주장도 타당성이 있다.

그림 6. 중국의 수출수량과 단가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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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겠지만, 강세재료도 존재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수출증가율은 전년대비 20%에서 30%로 늘어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CMS(불변시장점유율)기법을 활용해 중국의 수출경쟁력을 분석해 보면, 세계무역이 전체적으로 확대된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도표 1). 물론 세계무역의 확대를 자신의 수출확대로 연결할 수 있는 경쟁력 강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도표 1. CMS분석을 통한 중국의 수출증가 요인(10억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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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림 7)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경기 동향과 수출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따라서 중국의 수출이 바닥에 있거나, 세계경기의 침체가 계속되는 한 빠른 수출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림 7. 세계경기와 중국의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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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계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시점에 중국은 이전보다 경쟁력을 갖춘 “세계공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같이 보는 근거는 이번의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경제가 급격히 하락하는 속에서 중국은 기업의 퇴출•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됐기 때문이다. 비효율적인 생산을 지속해온 기업의 도산으로 고용시장의 안정이 위협받기도 했지만, 최근 주요 공업단지를 중심으로 고용부족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수출단가를 인상시키거나 혹은 질을 저하시키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소폭에 그쳤다. 중국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금융위기를 통해 일부 산업의 체질을 강화시키고 있다. 중국의 수출은 세계경제가 회복과 함께 새로운 발전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황 - 전형적인 연휴 장세

중국증시는 은행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약세를 보이며 사흘 연속 하락했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출발했지만 관망심리가 우세한 가운데 거래량 감소세가 이어졌다.

10월의 물량부담과 장기연휴로 인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또한 그 동안 강세를 보이며 지수낙폭을 제한했던 여행과 미디어, 주류, 제지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출회됐다.

중국철강협회가 9월의 조강생산량이 8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재고가 줄지 않고 있다고 밝혀 철강주에 악재로 작용했고 국제 원유가격 변화에 따라 정유가격 인하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면, 농업은행 전략관리부는 9월의 신규대출규모가 6,000억 위안을 넘을 것으로 예상해 은행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철강과 가전, IT 업종에서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출되고 있지만 금융과 부동산 업종의 자금유출 속도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21,000P 회복

홍콩증시는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가운데 21,000P를 회복했다. 블루칩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고, 중국물 은행주의 반등이 두드러졌다. 대형 블루칩 HSBC(00005)가 2% 넘게 올랐고, 수출주 LI&FUNG(00494)이 6.29% 상승했다. 그러나 본토의 장기연휴를 앞두고 신중론이 대두되면서 거래량은 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요 뉴스와 이슈

1차 차스닥 기업 청약으로 7,841억 위안 자금 동결

지난주 25일 차스닥 상장기업 10개사의 온라인 청약이 진행됐다. 정부는 10개사의 청약에 7,841.18억 위안이 몰렸다고 발표했다. 청약당첨율이 가장 낮은 업체는 안커바이오(安科生物)로 0.39%를 기록했고, 3개 업체의 청약당첨율이 1%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632개사 3분기 기업 실적 예고

9월 29일까지 전체 상장기업의 40%를 차지하는 632개사가 3분기 실적을 예고했다. 632개사 중 46.84%가 실적이 전년대비 호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296개사가 실적이 전년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327개사는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48개사가 흑자전환, 104개사는 적자전환을 전망했다.

중국, PVC 제품에 5년간 반덤핑 조치 연장

중국 상무부는 9월 29일부터 미국, 한국, 일본, 러시아, 대만에서 수입되는 PVC 제품에 대해 5년간 반덤핑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시노펙, 톈웬(天原), 중타이(中泰) 등 중국업체들의 신청에 따라 이들 제품에 지난 2003년부터 5년간 반덤핑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상무부는 반덤핑 조치를 해제할 경우 이들 제품이 중국 업계에 피해를 입힐 것으로 보고 9월 29일부터 중국해관에 지속적으로 반덤핑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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