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한 제3회 IEWC(International English Writing Competition·국제영어글쓰기대회)의 수상자가 지난 1일 발표됐다. 영어 글쓰기의 고수로 인정받은 수상자로부터 영어 공부 및 글쓰기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권제희(왼쪽)양과 김현재양은 “다양한 경험을 쌓고 책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는 것이 좋을 글을 쓰기 위한 밑거름”이라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김현재(서울 신서중2)양 역시 초등 5학년 때 캐나다로 건너가 1년6개월여 생활한 뒤 돌아왔다. 현지 체류 당시 김양은 “학원을 다니지 않으니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동화와 소설, 특히 작가 로알드 달의 작품을 많이 읽었다”고 말했다. 책을 읽은 뒤에는 모르는 단어를 수첩에 정리했다. 문장 속에서의 단어 뜻을 익히려 노력했다. 처음에는 공부할 게 무척 많던 단어 수가 점차 줄어들었다. 김양도 책상 앞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학교의 ‘북클럽’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거나 소감을 나누었다. 기억에 남는 책 속 구절을 적어놓기도 하고 인상깊었던 대사를 통해 주인공의 생각을 알아보기도 했다.
두 학생은 모두 “해외에서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없앤 뒤 진짜 실력은 한국에 돌아와 쌓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신문 읽기를 좋아하는 김양은 ‘틴타임즈(Teen Times)’와 ‘중앙데일리(JoonAng Daily)’를 즐겨본다. 관심 가는 기사는 큰소리로 세 번 이상 읽는다. 사진 설명, 만화, 퍼즐 등 재밌는 코너도 챙겨 본다. 시중의 CNN 듣기 교재로 공부하며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배우기도 한다. CNN 뉴스를 듣고, 받아쓰고, 따라 읽어본다. 김양은 “영자 신문과 CNN을 통해 특정 주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어휘·표현을 익힌 것인 글쓰기에도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권양은 소설 읽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숙제보다도 책을 먼저 찾고 휴식을 취할 때면 손에 늘 책이 들려 있다. ‘작은 아씨들’과 같이 좋아하는 작품은 두고두고 반복해 읽는다. 권양은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이 들기 때문에 계속 읽어도 재밌다”며 웃었다. 고전 작품을 많이 읽는다는 권양은 책을 읽고 나서 역사적 배경이나 작품 해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 책에 관한 한 ‘수다쟁이’가 된다는 것. 소설을 읽고 나서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보는 것도 무척 좋아한다. ‘피그말리온’ ‘위대한 개츠비’ ‘오만과 편견’을 재미있게 봤고, 요즘은 ‘프랑켄슈타인’과 ‘트와일라잇’을 동시에 읽고 있다.
많이 읽는 것은 물론 많이 써본다는 게 이들의 공통점이다. 초등 1학년 때 이미 판타지 소설을 쓰기도 했던 권양은 요즘은 시를 쓰는 데 흥미가 생겼다. 자신만의 독특한 발상을 글로 옮기면 곧 시가 되곤 한다. 엉뚱한 생각을 곧잘 하는 권양은 “떠오르는 생각들을 놓치는 것이 아까워 적어둔다”고 말했다. 학원에서 일주일에 한 편씩 숙제로 내주는 에세이 쓰기도 좋은 연습이 됐다. 주어진 형식 없이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권양에게는 즐거운 숙제다.
두 학생은 영어 글쓰기뿐 아니라 한국어 글짓기 대회 등에도 활발히 참가한다. 권양은 “글쓰기 시험을 보기 전 하루 정도는 일부러 책을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읽고 있던 책에 생각이 얽매일까봐서다. 글의 형식도 최대한 틀에 갇히지 않게 쓰려고 노력한단다. 김양도 “글을 잘 쓰는 건 결국 생각의 힘인 것 같다”며 “소설·신문·영화·잡지 등 다양한 매체를 접하고 말하기·듣기·읽기·쓰기 능력을 골고루 키우려 한다”고 설명했다.
최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