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의혹 일본인 여교사, 26년전 일본서 살해 당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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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대 여교사를 살해한 뒤 자기 집 방바닥에 파묻고 26년 동안 살아온 범인이 경찰에 자수했다. 종적이 끊긴 피해자는 북한에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특정실종자'로 분류된 상태였다. 올해 68세의 범인은 도쿄 아다치(足立)구립 초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1978년 8월 여교사 이시카와 지카코(石川千佳子)와 말다툼 끝에 입을 틀어막아 숨지게 했다. 그는 시신을 자동차 편으로 학교 부근 자택에 옮긴 뒤 방바닥을 1.1m 파내고 묻었다.

그는 자신의 집이 구획정리 지역에 포함돼 헐리게 되자 철거 과정에서 범행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22일 자수했다.

경찰은 방바닥을 파내고 유골을 발굴했다. 하지만 이미 공소시효(15년)가 지난 상태여서 처벌할 수 없게 됐다.

범인은 담장에 철조망과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으며 특히 개의 접근을 차단했다고 이웃 주민들은 말했다.

한편 여교사의 가족들은 2002년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부각되자 경찰에 재조사를 의뢰했고 여교사는 특정실종자로 분류돼 사진이 전국에 공개됐다. 범인은 "숨진 여교사가 납치 의혹을 받고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도쿄=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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