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살아있다] 이사람이 돈버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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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누가 뭐래도 상관없습니다. 나만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개성을 살려 세계 무대를 상대할 것이니까요".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자리 잡은 여성 캐주얼 정장 점포인 '라바우먼' 의 이정은 (李正恩.28.여) 사장. 옷차림만으론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없는 젊은이 같지만 그녀는 자신의 브랜드를 직접 디자인하며 생산.유통.광고까지 총괄하는 당당한 20대다.

나이트클럽 무용수나 백댄서들이 이런 옷을 입을까? 언뜻 보기엔 조악하고 촌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곳을 자주 들르는 사람들은 옷 잘 입기로 유명한 연예인 K씨와 L씨. 최근에 히트하는 CF.영화.드라마에서 李씨가 직접 만든 옷을 보기란 어렵지 않다.

한달 매출액만도 2천여만원 정도. 李씨는 경원대 미술대를 1년만에 그만 두고 이태리 유학길에 올랐다. 마랑고니 패션학교를 다니면서 자신만의 색감과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됐다.

대학 3학년 때 이미 이태리 기성복 업체 'X - ray studio' 의 총괄 디자이너로 스카우트 됐고, 졸업 후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남성복 브랜드에서 디자인 실무를 익히기까지 했다.

그녀가 귀국해 이 매장을 연 것은 97년 3월. 의상들은 강렬한 색채 미를 부각시킨 복고풍. 독특한 개성 덕분에 李씨는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후쿠오카.오사카 콜렉션에 초청 디자이너로 참가했다.

李씨는 올해 뉴욕 패션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비싼 외제브랜드를 수입하기에 급급한 이때 李씨는 패션산업 수출 첨병의 꿈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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