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소비 다시 '모락모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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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한 할인점 식품매장. 물만두나 군만두를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는 행사가 열렸다. 주부들이 하나둘씩 몰리더니 곧 북적거렸다. 주부 정모(31)씨는 "그동안 찜찜해 안 샀는데, 아이가 워낙 좋아하는 데다 값도 싸 모처럼 만두를 사기로 했다"고 말했다.

'불량만두' 파동으로 급감했던 만두 소비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7일 경찰의 수사 발표 직후엔 약 2주일 동안 만두 소비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7월부터 소비가 조금씩 되살아나더니 8월 들어서는 파동 이전의 절반 수준은 회복된 것으로 유통업계와 만두업계는 보고 있다. 한 할인점의 경우 전국 수십개 매장에서 올린 만두 매출이 지난주 5억2000만원을 기록해 파동 직전(주당 6억5000만원)의 80% 수준까지 회복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하루 만에 무혐의 판정을 받은 취영루의 박성수(41)사장은 "8월 중순부터 주문이 들어오면서 예년 매출의 절반 가까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만두 소비가 되살아난 이유는 불량 만두소 업체로부터 재료를 납품받았다고 발표한 25개 만두업체 중 14개가 식의약청과 지자체로부터 무혐의 판정을 받으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했기 때문이다. 업계의 자구 노력도 한몫했다. 해태제과는 생산설비의 청결작업을 주1회 하다가 매일 하고 있다. 삼포식품은 공장의 설비를 전면 재점검했다. 모닝웰은 모든 사용 원료에 이력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업계는 가을이 되면 판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끼워팔기'(하나를 사면 다른 하나를 덤으로 주는 판촉행사)를 펴는 할인점 위주로 소비가 늘어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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