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울 여성자전거연합회원들 자원봉사 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6일 오후 1시 종로구 구기동 청운양로원 앞. 사이클복을 입고 헬멧에 선글라스를 갖춘 주부 20여명이 자전거를 타고 속속 도착했다.

'서울시 여성 자전거 연합회' 회원들이 청운양로원에서 청소.목욕봉사를 하러 모인 것. 이들은 만나자마자 '업무보고' 를 하느라 바쁘다.

"성수대교에서 왕십리쪽으로 오는 길에 교통통제 구간이 있는데 사전 표지판이 없어 당황스러웠어요. " "대학로 인도에 설치된 자전거 도로는 인근 노점상에서 상자를 쌓아놓는 바람에 있으나 마나던데요. " 연합회는 지난해 12월 종로구 일대에서 자전거를 함께 배우며 알게 된 주부 50여명이 만든 동호인 모임이다.

건강관리.취미생활 등을 위해 서울 각지의 주부들이 모여들어 현재 회원수 3백명을 넘어섰다.

매일 오전 6시 종묘공원에 모여 1시간씩 청와대.남산 등을 자전거로 한바퀴씩 돌고 주말에는 광릉.마석.청평 등 교외로 나간다.

올 8월에는 전국일주도 할 계획이다.

자전거만 즐기던 이들이 봉사에 뜻을 세우게 된 것은 지난 4월. 월드컵을 시민의 힘으로 치르자는 뜻에서 중앙일보와 서울시가 '새서울 자원봉사 2002 시민연대' 를 발족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회원중 1백여명이 자원봉사 신청서를 냈다.

이들은 기초 소양교육을 받고 지난달 22일부터 서울시 교통운영 개선 기획단에 배치돼 도로표지판.신호체계 등을 살피는 교통모니터를 맡게 됐다.

김옥신 (金玉信.49.관악구 봉천동) 씨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걷거나 차를 타고 다닐 때보다 교통의 문제점이 훨씬 잘 보이기 때문에 도로 모니터야말로 우리한테 딱 맞는 일감" 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10명씩 조를 짜서 1주일에 한번씩 시내 도로상황을 살펴 서울시에 자료로 제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차피 시내 곳곳을 다니는 김에 다른 봉사활동도 함께 하면 더 좋지 않을까" 란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렇게 시작된 게 고아원.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 봉사다.

도로 모니터를 하는 날마다 복지시설을 찾아가기로 하고 6일 청운양로원에서 첫 봉사활동을 벌였다.

회장 김광조 (金光璪.60.동대문구 용두동) 씨는 "우리 손이 필요한 곳이라면 자전거를 타고 어디라도 갈 각오" 라고 말했다.

문의 3674 - 0523.

이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