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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기업 영업이익 사상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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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내 대기업들이 내년엔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27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가 국내 증권사의 ‘내년도 기업실적 추정치’를 집계한 결과,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금융사 제외, 본사 기준)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62조9530억원에 달했다. 올해 추정치(45조9261억원)보다 37% 늘어난 것이다. 2004년 세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 기록(53조4737억원)과 비교해도 훨씬 앞선다. 2004년은 중국의 수요가 급증하며 수출이 호황을 이뤘던 때다.

추정치에 따르면 내년 실적 신기록의 주인공으로는 정보기술(IT) 업계가 가장 유력하다.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면서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8조7054억원)은 올해보다 53% 늘고, 하이닉스도 영업이익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포스코(70%) 등 철강업체와 두산중공업(42%) 같은 기계업종도 큰 폭의 반등이 기대된다. 올해 영업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상선·아시아나항공 같은 해운·항공업체도 내년엔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에 비해 올해 중국 특수 덕을 톡톡히 본 LG화학(-11%)·호남석유화학(-30%)·한화석유화학(-30%) 등 유화업종은 내년도 영업이익이 다소 줄 것으로 예상됐다.

순이익이 1조원이 넘는 이른바 ‘1조 클럽’에 진입할 후보군은 올해 11개에서 내년 14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삼성전자(11조1157억원)·포스코(4조826억원)·현대차(2조4667억원)·LG전자(2조5380억원)·현대중공업(2조8503억원)은 내년에 2조원 이상의 순이익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도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건 국내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선 데다 국내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 단계 뛰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정의석 기업분석부장은 “국내 글로벌 기업들이 경제위기에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며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성장 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중론도 여전히 남아 있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의 성장은 기업이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연구개발 활동을 최소화하는 등 비용을 줄인 덕”이라며 “앞으로 경기 회복이 구체화하면 다시 비용 부담이 늘어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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