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신임 김성재 민정수석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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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김성재 민정수석은 장애인 운동가, 민중교육 실천가, 시민.사회단체 지도자 출신이다.

우리 사회의 이른바 소외 (疏外) 지대엔 언제나 그가 있었다.

그는 몸에 밴 '밑바닥 정서' 와 종횡으로 형성된 넓고 깊은 인맥을 갖고 있다.

대통령의 민심관리 책임자로 발탁된 이유도 이런 다양한 사회활동 덕분이라는 게 청와대 쪽의 설명이다.

작고한 문익환.안병무 목사를 비롯, 문동환.서남동.이우정씨 등 70~80년대의 민주화운동.재야활동가들은 그의 한신대학 스승들이었다.

20대인 70년대 중반 청계천.서울역에서 노숙자들과 함께 생활할 때 현재 농촌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김진홍 목사와 고 (故) 제정구 의원, 빈민운동가 허병섭 목사, 이철용 전 의원을 만났다.

그의 삶의 행로는 스스로 말하는 '저 낮은 데로' 다.

그렇게 된 데는 그만이 독특하게 겪었던 장애와 신앙적 체험 탓이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의 장애는 전쟁의 상흔 (傷痕) 이다.

6.25전쟁 말기 다섯살 때 피난지대 포항에서 길거리에 넘어졌다.

파편 철조각에 한쪽 다리를 다쳤고 가난한 살림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상처는 대퇴부 신경 쪽으로 옮아갔다.

결국 '불구자' 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중학 3년 때 상처가 재발, 고교입학을 포기했다.

대입 검정고시엔 합격했으나 교복 입은 친구들이 부러워 한영고 3학년에 편입했다.

그런 청소년 시절을 보내며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했다고 한다.

"내 병만 낫게 해주면, 평생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겠다" 라고. 그는 지금 '다리를 조금 저는' 정도 외엔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金수석의 첫인상은 밝다.

얼굴에서 어두운 그늘을 찾을 수 없다.

그는 "눈물과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에 미운 사람이 없다" 고 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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