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광고대행사 '오길비 앤 매더' 라자루스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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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이제 브랜드는 단순히 제품 이름을 뜻하지 않는다. 하나의 브랜드는 제품의 속성뿐 아니라 포장.매장환경.디자인.가격.기업이미지.운송트럭.전화응대방식.소문 등 소비자가 그 제품으로 인해 경험하는 총체적인 이미지다.

미키마우스.마이클 조던.조르지오 아르마니.월드컵 역시 훌륭한 브랜드 중 하나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브랜드는 가장 소중한 기업가치이며 소비자와의 강렬한 커뮤니케이션을 원한다면 브랜딩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 세계적인 광고대행사 오길비 앤 매더 월드와이드의 셀리 라자루스 회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오길비 앤 매더 브랜드 포럼 99' 에 참가한 그는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일반인들은 오히려 혼란을 느끼고 있다" 며 "따라서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내세울 수 있는 기업만이 승리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라자루스 회장은 "인터넷은 고객과의 일대일 대화라는, 지금까지 누려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면서 "제품은 회사가 만들지만 브랜드는 소비자가 만든다는 고객중심의 사고가 전자상거래의 가장 중요한 개념" 이라고 역설했다.

최근 벨기에에서 전세계로 번진 코카콜라 파동에 대해 그녀는 "코카콜라라는 브랜드의 힘이 얼마나 엄청난지 잘 보여준 사례" 라며 "그럼에도 코카콜라의 주식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는 사실은 회사의 건실함을 말해주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몇몇 기업이 프랑스의 '톰슨' , 미국의 '제니스' 등 유명상표를 인수했으나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는 질문에 대해 그는 "잘 알려져 있다고 좋은 브랜드는 아니며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도록 하는 접착력을 만들지 못한 것 같다" 고 풀이했다.

오길비 앤 매더는 48년 창설돼 현재 전세계 97개국 3백77개 지사에서 연간 88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광고대행사. 이직이 빈번한 광고업계에서 71년 오길비 앤 매더에 입사한 뒤 지금까지 한 우물을 파온 그녀는 98년 포천지가 선정한 '미국기업내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50인' 중 네번째로 꼽혔을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광고대행사협회 부회장으로 내년에 협회 회장을 맡을 예정이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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