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과 동시 동영상파일 전송완료…英 'i-21'사업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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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클릭과 동시 데이터 전송이 완료될 정도로 빠른 환상의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2000년까지 유럽 전역에 깔린다.

정보 하이웨이 구축으로 21세기 정보화시대를 리드하고 세계 정보통신업계를 장악하려는 미국에 유럽이 도전장을 낸 것.

영국의 '인터라우트 텔레커뮤니케이션스' 는 지난달 30일 모스크바와 오슬로.마드리드.런던 등 범유럽 17개국 70개 도시를 묶는 데이터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한 'i - 21' 계획을 발표했다.

네트워크 구축에는 최첨단 G.655 광섬유가 사용되며 데이터 전송속도는 사상 최고속인 1페타 (1천조) bps (초당 데이터전송 비트수) 다.

길이도 2만9백㎞로 역대 유럽의 네트워크 구축 사상 최장거리다.

이 망이 구축되면 문자정보는 물론이고 동영상 정보도 클릭과 동시에 전송이 완료될 수 있다는 게 인터라우트측 설명이다.

i - 21네트워크에서 각 가정으로 연결되는 지선에 구리선만 깔아도 현재 유럽 가정의 인터넷 데이터 전송속도인 5만6천bps 보다 20여배가 빠른 1메가 (백만) bps 이상의 전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사는 2단계로 나눠 이뤄진다.

1단계는 프랑스와 독일.스페인.이탈리아.체코.스위스 등 유럽대륙의 대도시를 잇는 것이고, 2단계는 영국과 아일랜드.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거쳐 바르샤바와 모스크바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인터라우트측은 프랑스의 통신사인 알카텔과 15억달러에 네트워크 구축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며 광섬유는 미국의 코닝글라스에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요되는 자금의 대부분은 인터라우트 그룹을 소유하고 있는 스위스의 산도즈 재단에서 부담하게 된다.

인터라우트의 오하드 핀켈스타인 회장은 "i - 21 구축이 완료될 경우 인터넷을 통한 정보제공회사 (IP) 들의 정보처리 및 전송속도가 현재보다 수십~수백배 빨라져 유럽지역의 정보산업 발달을 엄청나게 촉진시킬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광섬유를 사용할 경우 통신주파수 사용폭이 넓어져 현재 미국에 비해 10배가 비싼 인터넷 전화비용이 미국 수준 이하로 떨어져 현재의 전화망도 인터넷망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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