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일요스페셜' 한인3세가수 아니타 최 성공기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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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지난 4월말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 콘서트홀. 한인3세 가수 아니타 최(29)가 '마마' (어머니) 를 열창한다.

"엄마, 어디에 어디에 있어요. 엄마 없는 세상에 혼자 남았어요…. "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나간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를 그린 노래다. 박수가 쏟아진다. 아니타 최 개인으로는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된 한인 어머니들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독립제작사 트라이엄프 픽처 (대표 이인수)가 만들고 KBS1 '일요스페셜' (4일 밤8시) 을 통해 방영되는 '아니타 최 - 어머니에게 바치는 노래' .러시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대중가수 아니타 최의 인생역정을 TV로 첫 공개한다.

러시아 콘서트홀은 정상급 가수들에게만 공연이 허용되는 문화의 전당. 아니타는 이날 공연에서 알마타 한인들의 부채춤.사물놀이 등을 선보여 한국문화를 알리는데도 기여했다.

반면 영광은 쉽게 찾아온 것이 아니다. 90년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록가수 빅토르 최를 이어 동양인으론 유일하게 러시아인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거기까지는 수많은 슬픔과 노력이 숨겨져 있다.

화학박사 학위를 따고도 반체제인사로 찍힌 수소폭탄 개발자 사하로프 박사 사건에 연루돼 직장에서 해고된 그의 어머니. 남편과 헤어지고 아니타를 혼자 키웠다.

어려서부터 음악적 재능이 뛰어났던 아니타는 사범대 출신이지만 교직을 포기하고 음악원에 들어가 열정을 태운다. 그리고 작사.작곡을 겸하는 만능음악인으로 성장했다.

현재 모스크바 시장 수석비서로 있는 남편 세르게이 최와 한때 결별하는 시련도 겪었다. 무명시절 음반경비를 마련하려 남대문 시장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도 했다. 가수가 되려고 96㎏의 체중도 40㎏나 빼는 다이어트에도 성공했다. 미국에서 오랜 동안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이인수 PD의 드라마적 구성도 독특하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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