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살아있다] 속내 들여다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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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군용 팬티에서 가짜 군수품까지 없는게 없습니다' . 거대한 만물상가 (萬物商街) 인 남대문시장은 군대 용품을 파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시장 중앙통을 따라 회현 전철역쪽을 걷다 보면 대도상가와 D동 그릇상가 골목에 40여 개의 노점상이 눈에 띈다. 국방색 물건들을 쌓아 놓고 파는 이 좌판대는 웬만한 사단급 군수사령부 규모와 맞먹는다.

상인들은 불법지대로 낙인 찍힌 이곳에 단속반이 들이 닥치면 포장으로 물건을 뒤집어 씌워 놓고 잠시 사라졌다 다시 나오는 숨바꼭질을 한다. 현역군인, 예비군, 대학생까지 수요가 꾸준해 수십 년 간 사라지지 않고 명맥을 유지하는 이색지대다.

이곳은 6.25 전쟁을 전후해 불법으로 흘러 나온 미군용품을 취급하던 도깨비시장이었다. 미군들이 입고 쓰던 군복, 구두, 야전침대, 담요 등을 서민들이 값싸게 사다가 쓰던 곳이다.

시장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요즘 이 곳서 파는 물건은 가짜 군대용품이 많다" 고 말했다. 군대 보급품이나 미군부대에서 음성적으로 흘러 나오는 각종 물건들이 과거에 비해 그만큼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등산용으로 애용되는 군대 나침반이 진짜는 4만5천원,가짜 (모조품) 는 2만5천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또 1년 정도 신던 장교용 중고품 단화 (短靴) 는 3만5천원, 국방색 군용팬티는 3천5백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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