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 폭우로 수십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도쿄.베이징 = 오영환.유상철 특파원] 장마권에 접어든 일본과 중국 등에 집중호우가 내려 곳곳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 중부지역에는 폭우가 1주일 이상 계속되면서 양쯔 (揚子) 강이 범람, 10만여명이 고립됐으며 인구 7백만의 우한 (武漢) 시 전체가 물바다로 변했다고 중국 당국이 30일 밝혔다.

상하이 (上海) 시 관계자는 "장마 초기에 이미 최대 홍수피해를 냈던 지난해 여름의 강우량에 육박하는 비가 내렸다" 며 "하루 이틀 사이에 비가 그치지 않으면 2년 연속 대형 홍수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고 말했다.

후베이 (湖北) 성에도 1천8백가구 이상의 가옥이 무너지거나 파괴됐으며 60개 이상의 주요 도로가 침수돼 교통이 두절되는 등 이미 4백84억달러 (약 55조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양쯔강 주변에 고립됐던 사람들의 상당수를 안전지대로 대피시켰다" 며 "아직 집계되지 않은 피해를 합칠 경우 재산피해는 7백억달러에 이를 전망" 이라고 밝혔다.

일본 중서부 지역에도 장마비가 강타, 수백곳에서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해 적어도 27명이 숨지고 10명이 실종됐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이번 비는 특히 히로시마 (廣島) 현에 집중돼 이곳에서만 19명의 인명피해가 났으며 일본 전국적으로는 6백90곳이 산사태로 매몰됐다.

이에 따라 6천3백여 가구가 물에 잠기고 지하철과 차량운행이 끊겨 히로시마의 도심기능 일부가 일시 마비됐다.

폭우경보와 재해 예방시설이 완비됐다는 일본에서 장마 초기에 이같은 대량 피해가 난 것은 이례적이다.

히로시마현 경찰 대변인은 "이번 집중호우는 8년전 태풍 이래 가장 심각한 자연재해" 라고 밝혔고 일본 정부도 즉각 중앙 재해대책본부를 설치, 총리 산하에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