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1세기리더] 英BP아모코 회장 존 브라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세계 석유업계의 풍운아' . 80년대 중반 만성적자로 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영국의 BP를 일약 세계 3위의 석유메이저로 탈바꿈시킨 존 브라운 (51) 회장에 대해 미국 경제지 포천 최신호 (7월 5일자) 는 이렇게 불렀다.

"브라운 회장이 BP아모코를 되살린 것은 기적" 이며 "석유업계의 21세기 판도를 파악하기 위해선 브라운 회장을 주목해야 한다" 는 분석도 덧붙였다.

브라운은 '두 얼굴의 경영인' 으로 불린다.

목소리 톤이 너무 낮아 어지간히 귀를 쫑긋 세우지 않으면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평상시엔 조용하다.

하지만 경영일선에 나선 브라운은 전쟁터에 나선 사령관처럼 저돌적이다.

지난 66년 BP에 입사, '석유인생' 33년을 걸어온 브라운의 별명은 '워커홀릭 (일 중독자)' .매일 오전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일부터 챙긴다.

석유매장 가능성이 있으면 시베리아에서 남미까지 어디든 탐사팀을 보낸다.

브라운의 경영철학은 '큰 것만이 살아남는다' 는 규모의 경제론.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선 기업 인수.합병 (M&A) 으로 회사 규모를 키우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 지난해 8월 1백일만에 석유회사 아모코와의 5백70억달러 인수협상에 성공, 세계 석유업계를 M&A의 격랑 속으로 몰아넣었다.

올 4월엔 미 석유회사 아르코를 2백70억달러에 인수, 막대한 천연가스 매장지인 알래스카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브라운 회장의 진가는 녹색경영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4월 22일 제29회 '지구의 날' 을 맞아 '유엔 환경지도자상' 을 받았다.

지난해 9월에는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난 90년 기준 10%를 줄이겠다고 발표, 석유업계의 녹색경영 경쟁을 촉발시켰다.

지난 4월 세계 최대의 태양에너지기술 개발회사인 '솔라렉스' 를 인수했으며, BP아모코가 운영하는 세계 20만 주유소의 지붕을 태양전지판으로 덮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녹색경영으로 브라운 회장은 '차세대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는 평가도 받는다.

브라운 회장의 21세기 전략은 두가지 방향. 첫째는 열효율이 높으면서도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에너지의 생산이다.

둘째로 10년내에 가스 수요가 석유 수요의 두배가 될 것으로 예측, 관련분야 기술개발.유전개발.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재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