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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life] 고무장갑 끼기 성가시다? 고운 손이 성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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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안상임(51)씨는 명절 기간에 고무장갑도 끼지 못한 채 맨손으로 설거지를 할 때가 많다. 눈코 뜰 새 없이 설거지거리가 밀려오기 때문이다. 안씨는 “설거지를 끝내고 나면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나온 것처럼 손이 붓기 일쑤고, 습진에 걸리는 일도 잦다”고 말했다. 명절 기간 동안 여성은 괴롭다. 해도해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설거지는 여성을 괴롭히는 이유 중 하나다. 전투를 마치고 돌아온 패잔병처럼 볼품없어지는 여성의 손. 명절 기간에는 이른바 ‘며느리 핸드 케어’가 필요하다.

맨손으로 세제 접촉하면 피부 건조해져

맨손으로 주방 세제에 오랜 시간 접촉할 경우 수분이 증발돼 피부가 건조해진다. LG생활건강 화장품 연구소는 주방 세제와 비슷한 손 세정제가 피부에 미치는 변화를 실험했다. 그 결과 물로 하루 3회에 걸쳐 손을 씻고 말린 경우에는 보습 수치가 약 6.7% 감소했다. 손 세정제를 사용해 같은 방법으로 실험했을 때는 물만 사용했을 때보다 2.1~9.4%(사용 제품에 따라 다름) 보습 수치가 감소했다.

주방 세제는 대부분 알칼리성으로 손의 피부(pH 5~6)보다 pH(수소 이온 농도 지수)가 높다. 따라서 주방 세제가 맨손에 닿았을 때 약산성인 피부는 자극을 받게 된다. 피부가 자극을 받으면 해당 피부는 균열·인설·홍반 등의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 특히 주방 세제는 기름 성분을 제거하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손 피부의 지방 성분까지 제거할 수 있다. 명동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성형외과 류지호 원장은 “맨손으로 주방 세제에 장시간 노출되면 손 피부 각질이 들뜨고 보호막인 지방막이 없어지면서 수분 증발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피부가 건조해지고, 정도가 심할 경우 피부가 거칠해지며 벗겨지기도 한다. 습진, 출혈, 허물 벗겨짐, 염증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류 원장은 “면장갑과 고무장갑을 착용하면 피부가 세제에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막아 여러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거지 후엔 고무장갑 뒤집어 널어야

고무장갑은 소재의 90% 이상이 고무로 돼 있다. 평소 고무 알레르기를 겪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손이 젖은 상태로 장갑을 끼지 않도록 한다. 손에 로션이나 연고를 바른 후 면장갑을 끼고, 그 위에 고무장갑을 끼는 게 좋다. 고무장갑은 한 번에 30분 이상 끼지 않고,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이 뜨거울 경우 손에 땀 등의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설거지 후 사용한 고무장갑은 뒤집어 세제로 씻고 그늘에서 말린다. 매번 고무장갑을 씻기 어렵더라도 며칠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고무장갑을 뒤집어 말리는 것이 좋다. 장시간 착용해 눅눅해진 면장갑도 습진을 불러올 수 있다. 여러 개의 면장갑을 준비해 수시로 바꿔 가면서 착용한다.

설거지가 끝난 후엔 비누를 이용해 손도 바로 씻는다. 이후 마른 수건으로 충분히 물기를 제거한 뒤 핸드크림이나 미네랄 오일 등을 발라준다.

향 풍부한 우디계열 핸드크림 도움돼

핸드크림 등의 보습제는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는 동시에 더 이상 수분이 증발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효과를 지닌다. 장시간의 설거지로 고무 냄새가 손에 뱄다면 향이 풍부한 핸드크림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LG생활건강 센베리 연구소의 윤보임 조향사는 “가벼운 시트러스 푸르티 계열의 향보다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우면서도 다소 무거운 느낌이 나는 플로럴 부케, 오리엔탈 우디계열 향의 핸드크림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조금씩 여러 번 덧발라주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아무리 열심히 핸드크림을 발라도 손에 각질이 많으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때는 주방 일을 하는 틈틈이 우유나 포도주·쌀뜨물로 손을 씻어 각질을 제거해 주면 도움이 된다. 우유와 포도주엔 AHA(과일산의 일종인 알파하이드록시산)와 유사한 약산 성분이 들어 있다. AHA는 피부를 살짝 벗겨내 각질을 제거하고, 콜라겐의 생성을 돕는다. 쌀뜨물엔 피부를 하얗게 하는 미백 성분인 감마 오리자놀이 함유돼 있다. 손톱의 구성 물질인 케라틴도 잦은 설거지와 세제의 영향으로 파괴되기 쉽다. 설거지 후 핸드크림을 바른 뒤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다른 손의 손가락을 하나씩 잡아당겨주면 손톱 뿌리까지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다. 핸드크림을 충분히 바른 후 비닐장갑이나 팩을 씌우는 것도 효과적이다. 최근에 나온 손 전용 마스크 팩을 이용해도 좋다.


송지혜 기자
도움말=LG생활건강,
류지호(명동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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