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예방법] 감염 산모의 신생아 12시간내 접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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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민병' 으로 알려진 B형간염은 83년 국내에도 예방백신이 도입되면서 성인에 비해 어린이의 보균율이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 관련 학계에서는 현재 성인 보균율은 6~12%, 어린이는 2.6~5% 정도로 보고 있다.

B형간염의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B형간염은 바이러스 보유자의 혈액.정액.질액.타액 등을 통해 감염된다.

그러나 수혈로 인한 감염은 요즈음 수혈 전 혈액검사로 예방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일단 감염된 산모에게서 태어나는 아이에게 전염되는 일이 가장 흔하다.

특히 신생아는 면역기능이 떨어져 감염률이 매우 높다.

이 경우 출생 12시간 이내에 신생아에게 간염백신과 이뮤노글로불린 (HBIg) 를 함께 주사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따라서 B형 간염바이러스를 지닌 산모는 산부인과 의사에게 자신이 보유자임을 알려주는 것이 태아 예방의 지름길. 모유를 통해서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바이러스 보유자 산모는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는 것이 좋다.

성관계로도 감염되기 쉽다.

B형 간염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는 사람이 감염자와 성 관계를 맺을 땐 반드시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또 감염환자의 피가 묻은 바늘에 찔리거나 상처를 통해 혈액끼리 접촉해도 감염된다.

개인용 면도기.칫솔을 사용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 하지만 악수를 하거나 포옹하는 등 일상적인 접촉으로 전염되진 않는다.

술잔 돌리기로 전염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우리 나라는 국제보건기구 (WHO)가 지정한 간염 유행지역. 따라서 전국민이 간염예방접종을 받도록 권장 된다.

현재 나와있는 예방백신은 세 번 접종을 해야하는데 10명 중 9명 꼴로 항체가 생긴다.

문제는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안 생기는 무반응자들. 한림대의대 소아과 박종영교수팀이 최근 무반응 소아에 대한 재접종 효과를 연구한 결과 이전에 맞았던 백신을 한번 더 접종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통상 B형간염 백신 예방효과는 어린이가 성인보다 높다.

연세대의대 내과 한광협 (韓光協) 교수는 "성인에서는 젊고 건강한 여자일수록 항체 생성률이 높고 중년기 이후에는 떨어진다" 고 밝히고 "통상 음주.흡연.비만 등이 있거나 면역기능이 떨어진 이들에게서 무반응률이 높게 나타나며 유전적인 요인도 있다" 고 말했다.

韓교수는 "무반응자들의 항체생성률을 높이기 위해선 면역촉진제를 백신과 함께 투여하기도 하는데 최근엔 기존백신의 면역성을 강화한 백신 개발이 진행 중" 이라고 들려줬다.

B형간염은 급성 감염 후 만성간염→간경화→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성이 있는 질병. 현재 우리 나라는 간암 사망률이 세계1위로 그 주요인이 B형 간염에서 비롯된 것으로 의학계는 보고 있다.

최근 라미뷰딘이라는 B형간염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이 역시 병을 뿌리뽑는 완치제는 아닌데다 치료 대상도 제한돼 있어 예방이 최선이다.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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