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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로커들 '인기몰이'…박기영·임현정등 주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시작' 으로 요즘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여성로커 박기영은 두달 전 길거리에서 난생처음 사인을 요구받고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던 일을 잊지 못한다.

가수로 활동한지 1년이 넘었지만 그런 반응은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지금은 "고마워요" 란 말과 함께 여유있게 흘림체 사인을 건네줄 만큼 익숙해졌고 '댄스가수 아닌 로커가 10대들의 사인공세를 받게된' 현실에 마음이 뿌듯하다.

여성 모던 로커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부터 댄스와 발라드에 불었던 '여풍' 이 록 장르로까지 번지고 있어 가요문화 다양화에 좋은 촉매가 되고 있다.

'시작' 으로 8만여장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 중인 박기영과 '첫사랑' 으로 주당 방송횟수 30회 이상을 기록 중인 임현정. 이들이 여성 모던록 바람을 주도하는 두 가수이다. 작사.작곡을 직접 하고 있으며 사랑노래를 뛰어 넘어 메시지가 담긴 곡들을 시도하는 점에서도 공통적이다.

박기영은 지난해 '기억하고 있니' 로 데뷔한 2년차 가수. 지난 3월 낸 2집에서 호주출신 여성 록스타 나탈리 임부를리아 풍의 깔끔한 멜로디를 선보이며 스타덤에 올랐다.

작은 키에 폭발하는 듯한 성량, 록적인 느낌이 살아 있는 스탠다드 창법, 재니스 조플린 같은 수수한 히피풍 이미지로 대학생.20대는 물론 댄스 세대인 10대들에게도 사랑을 받고있다.

록발라드가 아니라 중간 템포의 정통 록넘버 '시작' 으로 인기를 얻은 데 로커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녀는 여세를 몰아 7월2일부터 사흘간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진다. (02 - 766 - 5361)

임현정은 '제2의 한영애' 란 말을 들을 정도로 허스키하고 거친 음색이 특징인 언더그라운드 출신 로커. 그러나 박기영과 비슷한 시점에 낸 음반 '가위손' 에서 한결 정제되고 대중적인 음악을 선보였다.

달콤한 멜로디의 타이틀곡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에요' 로 반응을 얻은 데 이어 룸바 리듬의 록넘버 '첫사랑' 이 커피CF에 삽입되면서 인기 가도에 들어선 상태. 선율 제조력과 함께 언더 출신 특유의 메시지 있는 가사가 그녀의 강점이다.

가요계에서는 "스튜디오에서 급조된 댄스그룹들의 고만고만한 노래들에 식상한 대중들이 자연스럽고 솔직한 여성 모던로커들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며 반기고 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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