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노출연기 첫 도전…'해피 엔드' 주인공 발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한국의 20대 여성 톱스타 중 과감한 노출연기에 도전하는 첫 사례가 나올 것 같다. 97년 '접속' 을 비롯, '약속' '내 마음의 풍금' 등 3년 연속 성공작을 내고 있는 전도연 (26) 씨가 그 주인공이다.

전씨는 최근 명필름이 제작하는 영화 '해피 엔드' 에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상대역은 '쉬리' 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최민식씨다.

신예 정지우씨의 감독 데뷔작인 '해피 엔드' 는 불륜으로 얽힌 '삼각사랑' 을 밀도있게 접근해가는 치정극 (癡情劇) .전씨는 실직한 남편 (최민식) 몰래 옛 남자 친구와 사랑을 나누는 최보라 역을 맡는다. 이 과정에서 전씨의 노골적 성애 장면이 삽입된다.

전씨의 이런 도발과 변신이 화제가 되는 것은 지금 한국영화의 현실적 벽을 그녀가 깬다는 데 있다. 20대 스타급 여배우의 경우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연기보다 돈을 우선하는 게 세태. 이들은 섣불리 노출연기를 했다가 막강한 돈줄인 CF에서 홀대받을까 두려워 '연기' 를 쉽게 버리기 일쑤다.

이에 대해 전씨는 "작품이 좋다면 노출연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며 "이 작품이야말로 그런 작품" 이라고 당당히 맞선다.

전씨의 이런 변신은 일찍이 예견돼 왔었다. 지난해 이미숙.이정재가 열연한 불륜영화 '정사' 를 본 전씨는 "나도 이미숙 선배처럼 농염한 정사신을 하고 싶다" 고 고백했다는 것.

정재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