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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새 이동경로 첫 추적 소득"-KBS '환경스페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누구나 한번쯤은 변신을 꿈꾼다. 프리랜서 PD 임완호 (35) 씨도 그랬다. 5년 전 일간지 사진기자를 과감히 뒤로 하고 자연다큐 PD로 변신했다. 그리고 새를 따라다녔다.

동기는 단순했다. 떼지어 날아가는 새들의 군무에 매료됐기 때문. 주변 선배.친구들의 권유도 작용했다.

그가 KBS1 '환경스페셜' (16일 밤10시15분) 을 통해 도요새의 이동 경로를 국내 최초로 추적한 다큐 '도요새, 1만㎞의 여로' 를 선보인다. 그가 2년 동안 4개국 4만㎞를 돌며 매진한 작품이다.

도요새는 해안 습지에 서식하는 작고 아름다운 새. 러시아에서 번식해 8~10월쯤 한국을 거쳐 호주로 날아가 겨울을 난 뒤 이듬해 3~5월쯤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는 철새다.

"외국에선 10년 전부터 도요새 이동 경로를 연구해왔어요. 이번에 국립환경연구소 조류팀과 함께 러시아.호주.일본 등을 돌며 국내에도 수십만 마리씩 날아드는 도요새의 이동과정을 낱낱이 따라 다녔습니다. "

이번 프로에서 확실하게 입증된 것은 도요새가 한국을 중간기착지로 삼고 있다는 점. 97년 만경강 하구 옥구염전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도요새가 지난해 8월 호주 서부 해안에서 발견된 것. 또한 일본에서 위성탐지장치를 매단 도요새가 한국 서해안을 거쳐 호주로 이동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도요새는 한국에서 에너지를 보충합니다. 우리 나라 갯벌에서 갯지렁이.조개류 등을 섭취하며 다시 날아갈 힘을 축적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중간기착지가 훼손되면 어떻게 될까요. 결론적으로 갯벌 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

이번 프로는 임 PD의 5번째 작품. '느티나무 둥지, 100일의 기록' (96) , '가창오리는 왜 방황하는가' (98) 등 줄곧 새를 매개로 자연생태를 찍어왔다.

"호기심을 갖고 주의깊게 보면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지요. " 앞으로 관심 폭을 넓혀 생태계 전반에 카메라를 들이대겠다고 말한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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