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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증가-양지와 음지] 고급 유흥업소 연일 북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회사원 崔모 (37) 씨는 최근 서소문 부근에서 친구들과 저녁식사 후 단란주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밤 10시쯤 인데도 가는 곳마다 만원이라 몇 곳을 전전한 끝에 결국 호프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유흥업소의 흥청거림이 두드러지고 있다. 예약 않고 아무 때나 찾아가도 '칙사 대접' 받던 상황은 불과 몇달만에 옛날 얘기가 됐다.

지난 주 후반 신촌의 H 룸싸롱. 16개의 룸이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밤 11시쯤 5명이 우르르 몰려왔다가 빈 방이 없자 되돌아 나갔다. 이날만도 5팀이나 그냥 돌아갔다는 것. 이 룸싸롱의 하루 매출은 팁 포함 3천만원 정도. 지난해보다 30%나 늘어났다.

金모 전무는 "요즘은 거의 매일 방이 찰 뿐 아니라 씀씀이도 훨씬 커졌다" 고 말했다. 강남 유흥가 H.A.P등 고급 룸싸롱의 경우 최소한 보름 이상은 예약이 꽉 차있다고 한다.

P룸싸롱의 趙모마담은 "주식시장이 살아나면서 증권.투신사 임직원들이 자주 온다" 면서 "예약없이 찾아온 단골을 돌려보내기가 미안할 지경" 이라고 말했다.

음식점 경기도 나아지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점은 매출이 IMF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고, 이에 힘입어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음식업중앙회 권태우씨는 "외식지출이 확실히 늘어나고 있다" 며 "소형 일반음식점은 아직 피부로 못느끼지는 경우가 많지만 패밀리레스토랑과 고급 음식점들은 매출이 늘고 있다" 고 말했다.

피자헛의 경우 올 1~4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정도 늘면서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 송종은계장은 "젊은 층의 소비지출이 늘면서 고객들이 많이 늘고 있다" 며 "올들어 점포를 10개나 늘렸다" 고 말했다.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의 경우 동일 매장 3개를 기준으로 할 때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22%, 97년보다도 0.2%가 늘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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